나는 지진이다 - 아주 특별한 나에 대한 상상 마르탱 파주 컬렉션 3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톡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지진이다
 

가방 속에 쏙 들어갈 정도의 자그마하고 얇은 책 한 권.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깊이는 어두운 우물 속처럼 쉽사리 재기 어렵다.

놀라운 상상, 멋진 아이디어임에 틀림없지만 가슴 한쪽이 싸하니 아려오고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는 이야기이다.

내가 읽은 몇 권 안되는 책이지만 마르탱 파주 컬렉션의 이야기들은 그런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전쟁이 한창이던 나라. 여느 아이들처럼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는데 부모님이 일하던 사탕공장에 폭탄이 떨어진 뒤로는 사탕을 먹지 않게 되었다.

양부모를 만나 사랑을 받지만 작거나 큰 흔들림 속에 자신이 있다는 걸 알게되고 양부모님께 알리자 진료를 받는데 진단 결과, 지진.

사람이 지진이라니! 놀라운 상상력이지만 그 뒤 펼쳐지는 그의 상상력의 날개는 더 아름답다.

지진은 뿌리 뽑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비나 광합성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며 지구의 일부라는 지질학자의 말에 나도 지진에 대한 시각이 잠시 바뀌기도 했다.

시민들은 아이를 위험의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경고의 글을 붙이고 소년은 자신의 위험으로부터 양부모님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망친다.

도서관에서 지진에 대해 읽어보고 그 무서운 재앙이 자신임을 알고 눈물 흘리지만 자신이 떠남으로서 사람들이 안전해질 것을 생각하며 눈물 사이에 미소를 비친다.

소형 지진계로 숲으로 도망친 아이를 찾아온 지질학자는 오늘날의 멋진 지구를 만든 것도 지진이라며 하나의 대책을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온 그를 위해 멋진 연못위의 집을 만드는데.......

 

나 자신의 불행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다른 무언가에 정신을 빼앗겨야 한다.

그리고 내 영혼과 정신이 이 세상을 사로잡도록, 세상 모든 것에 사랑과 관심을 쏟아야 한다.

나는 이 사실을 숲 속에서 깨달았다.

그러기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어쨌든 우리는 모두가 지진이니까.

-76쪽 주인공 나의 이야기에서-

 

이 자그마한 책이 뿜어내는 감동이란!

아이들 책이라 단정짓기에는 그 깊이가 놀랍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

상처와 치유의 방법과 사랑으로 상처를 보듬어 안는, 그리고 스스로 다시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

상상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상처의 치유와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걸 책에서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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