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네 한솥밥 백석 시인의 달큼하면서도 구수한 동시 읽는 느낌이 나는 예쁜 동화다. 너무도 반가워 아이에게 선뜻 내밀었더니 아이 하는 말이 이 이야기 안단다.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라서 안다면서 책을 스윽 훑더니 그림이 예쁘다며 다시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어내리는데 조그만 녀석이 제법 아는 체를 하며 이런다. 음... 다시 읽어도 역시 좋군. 그 말이 어찌나 웃기던지 크게 웃었다. 그림도 장면을 잘 묘사해 생동감이 넘치고 옛말 그대로를 살리되 어렵지 않도록 살짝만 좋게 좋게 다듬고, 살살 읽어보니 리드미컬하게 입안에서 감도는 느낌이 마치 시를 읽는 것 같다. 거기다 앞 뒤 구절 반복되는 이야기가 잘 짜여진 목도리처럼 몸을 감싸고 따스하게 만든다. 앞의 일어난 일과 뒤에 일어난 일이 원인과 결과로 박자가 잘 맞고 내용이 어찌나 감동적인지 아!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개구리 한 마리가 쌀 한 말 얻으러 형을 찾아 나섰는데 어려움에 처한 소시랑게랑 방아다리랑 소똥굴이랑 개똥벌레랑 하나하나 아픈 다리 고쳐주고, 모르는 길 가르쳐주고, 빠진 이 건져주고 도와주며 간다. 모른 척 하고 가도 될 것을 그 착한 마음이 그냥 지나치지 못해 자신도 갈 길이 바쁘면서 일일이 도와주는데 막상 형님 집을 찾아 쌀 한 말 얻어지고 돌아가려하니 무겁기도 하고 길도 어두워져 주저앉아버린다. 바로 그때 도와주었던 동물들이 하나 둘 찾아와 불도 밝혀주고, 무거운 짐도 나눠주고 개구리를 도와주는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돌아와 돕는 이들의 마음에 또 한 번 감동했다. 그러나 글이 주는 감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이어지는데...... 쓰인 단어 하나 하나 우리말의 고움을 잘 살려주고 글자수 맞추고 내용 앞뒤 맞추고 운율도 느껴져 읽는 즐거움이 더 크다. 거기다 생생한 그림까지 맞추었으니 아!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해보고싶다. 다시 읽어도 역시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