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도 눈이 올까요? - 역사 이야기 - 1980년 오월 광주 맹&앵 동화책 5
김현태 지음, 김정운 그림 / 맹앤앵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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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에도 눈이 올까요?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은 가수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게 된 김정현씨가 열연한 꽃잎.

그 초록이 싱그러웠던 5월의 푸른 하늘에 총성이 울렸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젊은 학생들을 비롯한 우리 형제요, 친척이요, 이웃이었던 시민들을 향해

총알이 빗발쳤다.

수많은 사람들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스러져갔고 손잡고 달려가던 엄마가 총에 맞고

그 시신 아래 깔려 겨우 목숨을 구한 어린 소녀.

도저히 제 정신으로는 살아갈 수 없었던 그 아이의 슬픈 눈망울이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고싶지 않은 그 오월의 한 맺힌 절규를

살아남은 자들은 결코 외면해서는 안된다.

다시는 두 번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기억하고 새기며 살아야 한다.

광주 금남로에 위치한 <북경반점>

배달간 아빠를 기다리는 엄마의 손이 분주할 때 신군부 세력의 쿠테타의 부당함을 시위하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5월 17일의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빠는 양파를 까다 눈이 맵다며 눈시울을 훔치는데 그 소매끝에 가난때문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추억이 펼쳐진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연탄가스 때문에 돌아가신 날 5월에도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며 펑펑 울었다는 민수 아빠.

그날도 금남로 주변은 시끄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며 구호를 외치는데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시민들을 밀치고 때렸다.

여기 저기 신음 소리에 피가 흐르고 군인이 꿈이라며 삼촌이 군인이라며 그러지 말라는 민수의 애걸도 소용이 없다.

민수 아빠도 배달 나갔다가 몽둥이에 머리를 얻어맞고 피를 흘리며 돌아왔는데 다음날 오토바이를 찾으러 나갔다 그만......

군인이 꿈이요, 삼촌이 군인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어린 민수는 알 수가 없다.

슬픔에 넋이 나갔던 엄마는 자전거포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일어나 짜장면을 만들어 시민군들을 응원한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숭고한 시민들은 신군부 세력에 의해 폭도로 몰리고 그 총칼과 군홧발 아래 처참하게 짓밟혔다.

지금도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언니, 오빠가 죽은 걸 슬퍼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전, 불과 몇십 년 전의 일.

그 핏물이 덮이도록 오월에 눈이 내리기를 바라는 민수의 마음을 따스히 다독거려주고싶다.

똑똑히 기억하고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이 땅의 민주화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잊지 말아야 함은

살아남은 자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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