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웃으며 재미있게 본 책

똥 싸는 집 -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
안나 마리아 뫼링 글, 김준형 옮김, 헬무트 칼레트 그림 / 해솔 / 2010년 3월

똥 싸는 집

 

똥, 방귀 그 이야기만 하면 까르르 웃음이 햇살처럼 쏟아지는 아이들.

무어 그리 우스울까 싶지만은 한창 세상 고민 없는(물론 저희들 나름으로는 고민이 다 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은

똥이라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가보다.

사실 생각해보면 똥은 우리 실생활 속에서 늘 함께 하며 뗄래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똥이다.

똥은 우리 건강의 중요한 척도요, 하루라도(물론 또 변비의 경우는 며칠씩 걸리기도 하지만) 똥을 안 보는 날이 없다고 할만큼

똥은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님을 안 보고 살아도 살 수는 있지만 똥을 안 보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리라.

한 살 배기 기저귀와 두 살 배기의 앙증맞은 변기 의자에서부터 시작해서

동서고금 세계의 각양 각색의 화장실과 똥 싸는 이야기가 나온다.

변소, 뒷간, 해우소, 측간, 먼데, 정방, 서각, 레스트 룸, WC.......

중요한 의미와 역할만큼 이름도 다양하고 가지 수도 많다.

매번 WC WC 하면서도 WC가 뭐냐고 물어오면 금방 시원스럽게 답해주지 못하고 그냥 화장실을 뜻하는 것이라고 일러주었었는데

Water Closet 물로 씻어내는 데서 따온 WC라는 걸 책을 읽고 알겠다.

각종 수세식 화장실의 모양, 옆 사람이 눈 똥물이 튀어오르는 화장실도 있고, 영국 여왕의 화려한, 아니 전혀 화려하지 않은 보통 양변기식의

영국 여왕의 화장실, 보초 임무 교대시까지 꾸욱 참아야 하는 영국 근위병, 똥 싸는 구멍을 뚫고 나뭇잎으로 벽을 둘러 놓은 토고의 화장실,

우리나라 임금님의 매화틀, 들고다니는 화장실, 비행기나 선박에서의 진공 화장실 등

참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사는 모습만큼이나 신기하고 다양했다.

거기다 아기가 똥을 싸면 쪼르륵 달려와 핥아먹는 똥개이야기에 키득거리고,

임금의 똥을 살피고 맛을 보기도 하며 임금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도 했다니 으윽 소리를 지르면서도

똥이 정말 중요하기는 중요하구나 끄덕거리며 우리 아이들이 읽었다.

나뭇잎, 낡은 종이, 밑씻개, 그마저 없으면 손으로 살짝, 물이 가장 좋은데....

똥 닦는 방법도 다양하고 재미있었다.

읽으며 아이들이 웃기도 하고 이런 화장실을 만들자, 저런 화장실은 저래서 안된다는 등

각자 의견이 분분하고 그림책 속에 숨어 있는 똥돌이 세는 재미에 또 시간가는 줄 몰랐다.

각양 각색의 세계 똥 문화, 어디서 이렇게 또 재미있는 걸 볼 수 있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