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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눈동자
알렉스 쿠소 지음, 노영란 옮김, 여서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노래하는 눈동자
울어도 울어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커서야 알았다.
더 밟아, 더 밟아. 어린 여동생을 무릎에 앉힌 할머니는 계속 더 밟아를 외친다.
쫓기듯 과속 페달을 밟는 마음의 불안이 극한에 달할 쯤 꿈에서 깨어난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사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돌아가신 것이 무엇인지 여섯 살 비올렛은 알까.
열세 살 오빠에게 왜 울지 않느냐고 묻는다.
남자는 밤중에 조용히 내리는 눈처럼 우는 것이라는 소년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어머니를 잃고 가족들이 잠든 한밤중에 등을 돌리고 앉아 흐느끼는 남편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져왔다.
할머니가 죽어서 벌이 된 거라며 오빠가 두 동강 낸 말벌을 들고 앉아 슬퍼하는 비올렛의 어린 마음이 고왔다.
그 말벌을 묻어주며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남매의 모습,
할머니가 듣던 레코드 판을 찾아 듣고,
지금은 테니스장이 된 할머니의 옛 집을 지나며 할머니를 추억하고,
할머니와 함께 보았던 오래된 옛날 흑백 영화와 할머니의 담배 한 개비와 미소,
할머니가 평생 다녔던 고무 공장.....
가족들의 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그리운 마음이 아이의 순수한 눈으로 입으로 흘러나온다.
읽는데 자꾸 눈물이 나왔다.
할머니가 어디 가셨냐며 내 손을 잡고 물어오는 꼬맹이는 나중에 커서도 우리 할머니를 기억할 수 있을까.
가족들이 모여 밥을 먹을 때에도 할머니의 물건을 정리할 때에도 내내 할머니와 관련된 추억들을 끄집어내었었는데...
이들의 모습이 꼭 우리와 같았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슬프고 더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는 여기서 살았지만 자신의 인생은 딴 곳에 있다.
책 속 아이의 말처럼 우리 할머니도 이제는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그래도 우리 마음 속에서는 살아계신다.
베풀어주신 사랑과 웃음과 추억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할머니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책 속 한 구절 :
"내 말 좀 들어 봐. 할머니는 죽었고, 네가 숲에다 묻었어. 아빠와 엄마는 묘지에 묻을 거고. 그리고 나는, 여기에 묻을 거야."
나는 주먹으로 내 가슴을 쳤다.
"나는 마음 속에 묻을 거야. 우리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기억하는 거야. 중요한 것은 그거야, 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