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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의 살림집 - 근대 이후 서민들의 살림집 이야기
노익상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가난한 이의 살림집
가끔은 비오는 간이역에 은사시나무가 되고싶었다는 한 시인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대가 오는 골목길을 바라보겠다는 그 시가 참 좋았다.
조용히 한 자리에 서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들이고 보내는 간이역에는 사람들의 수많은 삶이 묻어있다.
그 간이역같은 책 한 권을 보았다.
가난한 이의 살림집...
힘들게 일하고 고단한 몸을 누일 수 있는 작은 공간 하나.
상자집으로 불리는 막살이집, 도시의 토막집, 기회와 희망, 두려움과 망설임이 카오스처럼 섞인 차부집, 노래 속에 실린 기차길 옆 오막살이,
섬마을 외딴집, 시골 작은 분교, 전통마을과 터무니없는 거리를 둔 독가촌, 뚝방촌, 판자집......
어려서 듣던 새마을운동의 노래와 두부장수의 방울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오래전 추억을 헤집고 일어선 생각들이 사진 끝으로 꼬리를 문다.
지금은 흔하게 찾기 어려운 연탄과 곤로조차 들이기 어려웠던 살림집을 놓고
근대화의 이름 아래 거창하게 개발된 지금의 아파트촌으로 가는 여정이 담겨 있다.
해방전후와 전쟁, 학생혁명에 이어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공업화로 지금은 많이 바뀌어진 모습이지만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는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다.
우리의 부모들 혹은 그 부모의 부모들 세대 위의 가난한 이들이 짓고 살았던 살림집을 통해 응어리 있는 아픔들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작가의 10여년의 정성과 노고가 깃든 책이다.
가난한 이의 살림집.
아프고 고달픈 삶의 모습조차 따스한 시선으로 담으며 그 역시 우리네 삶의 일부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프고 고달픈 삶의 모습조차 따스한 시선으로 담으며 그 역시 우리네 삶의 일부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