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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ㅣ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5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9년 12월
평점 :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백화점에 가면 각종 명품 화장품 코너에서 향수를 판다.
나이에 따라 취향에 따라 다양한 향기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 맡아도 좋고 한 번 맡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냄새가 아닌
오래도록 기억나고 다시 맡고싶은 그런 향기도 있다.
화려하지 않고 많이 꾸미지 않았으나 한 번 보면 마음에 새겨지는 글과 그림.
판화가 이철수님의 작품이 그러하다.
오래 오래 오래도록 담고싶고 느끼고싶고 생각과 깨달음을 주는 작품.
이철수님의 나뭇잎 편지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가 내게는 그런 향기이다.
가지친 매화 아깝다고 작은 꽃병에 꽂아 두었더니
보는 이 없이 저 혼자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매화꽃.
생명은 그렇게 내재율이지요, 힘겨워도 가던 길 갑니다.
늦은 밤에, 혼자서, 별 같고, 달 같고,
그늘에서 은근한 얼굴로 피는 꽃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세상 어둡다 해도 생각하면 마음이 다 환해지는 사람들 있으니 살아볼 만 합니다.
겨울 들판에서 문득 날아오르는 새떼들 살림살이가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습니다.
흩어져 혼자 되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는데 힘없고 작은 존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작은 것들, 마음도 모으고 몸도 모아서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테지!
방금 갓 태어난 어린 생명에게 새날인것처럼, 늙고 병든 존재에게 주어진 아침도 어쩔 도리 없는 아침 새날입니다.
경이로운 새날을 맞은 기쁨으로 마음 설레고, 봄은 새날을 살아갈 기운으로 넘쳐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짤막한 구절에도 삶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 느껴진다.
단아한 그림과 구절구절이 잘 어울리며 오랫동안 마음에 머무르는 향기가 되어 온 정신을 향기롭게 한다.
돌아보는 지난 세월, 의미없이 스쳐 지나간 것들, 자칫 잊고 살 뻔한 이야기들, 온갖 인연과 의미가
이분의 손끝에 닿으면 김춘수님의 꽃과 같이 내 이름을 불러세운다.
세상에 대한 축복과 고단한 인생에 대한 격려와 사람과 사람의 인연에 대한 감사와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래도 세상은 살아갈만한 것이라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번잡한 마음을 맑게 하고 흐트러지는 정신을 모으는 글이다.
오래오래 머무는 향기처럼 늘 곁에 두고 보고싶고 읽고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