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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래
장세련 지음, 류정인 그림 / 연암서가 / 2009년 11월
평점 :
아빠의 고래
겨울 방학은 여름 방학보다 좀 조용한 편입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에 나들이 가는 것도 쉽지 않고 집안에 들어앉아 주로 놀고 보는 것이 책입니다.
나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책의 내용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재미있는 책 올 겨울 방학 때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책 속에는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쉽게 보지 못하는 동물들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현실 속에서 되어보지 못한 인물도 등장인물을 통해 경험해보고
때로는 울다가, 때로는 웃다가, 무료하고 적적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위로를 받고 감동을 얻습니다.
연암서가에서 나온 아빠의 고래에는 여러가지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나경이네는 이사갈 돈이 없어 재개발 지역에 묶인 허름한 집에 삽니다.
날마다 어지럽혀진 그림 도구에 단칸방이 발 디딜 틈이 없어지고, 그림을 그리거나 술에 취한 아빠를 보며
나경이는 아픈 말을 뱉어냅니다.
하지만 아빠가 내민 신문기사와 아빠가 그린 고래를 보며 나경이는 다시 웃음을 찾고 씩씩한 걸음으로 집에 돌아갑니다.
어렸을 적 강아지에 물린 기억이 있어 강아지를 싫어하는 아빠이지만
이모가 데려다 준 말티즈 털실이와 복실이가 아빠가 나갈 때면 제일 먼저 쪼르르 달려가고
식구들이 다 잠든 밤에도 아빠가 돌아오면 제일 먼저 달려가 애교를 피웁니다.
코털이? 복털이? 털코캉 복코라캤나? 오냐, 너거가 처자식보다 낫다.
이제 아빠도 한 식구로 인정하게된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이 납니다.
힘은 천하장사이지만 덜렁대는 성격에 늘 사고를 치는 순대.
우유박스를 혼자 들다 쏟아 터뜨리고, 짝꿍 주현이 옷에 먹물을 묻히고,
멀리서 뻥 찬 공에 행정실 창문이 깨지고, 바퀴벌레 쫓던 빗자루로 세현이 얼굴을 치고....
순대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아이들에게 등돌림을 당하고 어느날 아침 흐트러진 사물함의 양심 범인을 찾는데
나오지 않자 반 대표로 맞겠다며 나선 순대의 말에 나도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집에 늦게 가면 술취한 아빠에게 더 맞아요. 얼른 맞고 갈래요.....
자기 앞에 놓였다고 싫다며 뿌리로 감싸 안은 느티나무,
태풍이 불던 날 바위로 감싸안은 뿌리 덕에 바위도 고목이 된 느티나무도 무사했는데....
산에 웬 수상한 사람이 나타났다. 간첩일까? 등에 진 배낭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헉!
쓰레기 되가져 가세요, 산짐승을 위해 도토리를 남겨주세요. 정말 그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제각기 색깔로 빛을 발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 살아볼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따스한 기운이 도는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