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뜨거운 섬 시칠리아. 내가 주인공이 아닌데도 귓가에 로베르또, 로베르또!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뜨거운 주방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지고 분주한 요리사들의 손놀림이 그대로 느껴진다. 문예창작과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잡지기자로 활약한 남다른 이력이 있어서일까, 아니 아니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그 분위기를 생생히 살렸을까 어쩜 이리도 맛깔나게 썼을꼬... 요리하는 남자의 글이 이토록 멋드러질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싶은 곳,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 하지만 잘 하고싶고 멋지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이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싶은 마음. 그런 복잡한(?) 마음이 설레이며 이 책으로 눈길을 돌리게 했는데 첫 장부터 그의 뜨거운 요리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진짜 이딸리아 요리는 이렇구나, 이딸리아 음식이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스파게티, 피자! 그 피자도 화덕에 굽고 별로 토핑도 많지 않은 그런 피자가 전통 이딸리아 피자라니. 스파게티보다 빠스따가 더 이딸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며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뽈뽈뽈 기어다니는 어린 아기조차 제스처 문화가 익숙해 손가락부터 하늘을 향해 치켜든다니! 씨칠리아의 촌뜨기 주방장(내 눈에는 멋있기만 하지만)의 수도 로마 방송국 데뷔 사건의 웃지 못할 이야기 맘마 미아! 푸하하.. 이딸리아 요리에는 마늘이 많이 들어간다? 아니 마늘향을 많이 쓴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마늘을 그대로 다져 넣거나 우적우적 쓰는 요리법은 없고 마늘향만 쓰고 향이 빠지면 꺼내 버리고 다져 넣는 경우도 아주 적은 양을 쓴단다. 아하, 오해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구나. 이딸리아 음식과 한국 음식을 비교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이딸리아 음식이 우리와 그렇게나 비슷했던가 찌지 않고 굽는 등의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요리되기는 했지만 그 요리 재료나 소스가 우리의 젓갈이나 간장과 비슷하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신도 열 명? 그 작은 동네에서 불교를 믿는 이들이 그렇게나 되나? 불경을 조금 외운다는 이야기에 눈빛부터 달라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사람의 인연이란 어디서 어떻게 이어지는건지 모르는거로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악이나 미술 등의 문화 기행도 설레이게 하지만 나는 경험할 수 없는 이딸리아 시칠리아 요리사 수련 기행 이야기는 독특하고 신선하며 또 다른 느낌으로 설레이게했다.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또 주어진 편안한 혹은 익숙한 길을 두고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로 용감하게 도전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 읽고 나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그의 뜨거운 인생에 박수를 보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