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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 이보경 기자가 들여다본 프랑스의 속살
이보경 지음 / 창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파리는 사랑한다 행복할 자유를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는 아닌 것 같다.
지퍼를 내리며 프랑스를 보여주는 듯한 표지 디자인이 인상적인 책이다.
제목과 함께 컬러풀한 부제가 눈에 들어오는데 '기자'라는 두 글자에 꽂혔다.
이 책 뭔가 남다르겠군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데 선입견은 직감으로 바뀌고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대로 생각한다더니
기자가 들려주는 파리는 내가 보았던 여느 파리에 대한 낭만과 문화를 보여주었던 책과는 달랐다.
이 책 역시 파리의 문화와 풍경을 보여주는 것은 맞다.
그러나 동경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파리의 현 시점의 모습을 우리의 모습과 대조하면서 비교, 비판하고
우리가 배우고 나아갈 점을 끊임없이 시사한다.
파리! 파리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유와 예술, 문화의 도시라는 점이다.
에펠탑과 몽마르뜨, 오르세 미술관, 콩코드 광장, 상제리제 거리, 파리의 유명한 대학들....
가보고싶고 느끼고 싶은 파리였다.
그랬는데!
13층 고도제한?
녹색 생태주의 다큐드라마 홈의 정치적 용도를 감안하더라도 전국민 33%의 시청률?
생애 첫 취업 2년 동안의 해고, 계약해지를 쉽게하는 '최초고용계약' 법안에 전 국민의 시위와 파업?
수돗물 사업을 생필품 안정의 품목으로 보아 공영으로 일원화?
가정에서 살림하는 주부를 비경제활동인으로 보는 보수적인 시각?
나눗셈도 가르치지 않는 초등교육을 시키면서 대학에서는 학점따라 칼같이 탈락시켜?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 파업으로 아예 재택근무를?
물론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해 프랑스의 좋은 면만 떠주고 보여준 것은 아니다.
알지 못했던 프랑스의 위와 같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그 점은 프랑스의 아름다운 여성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장의 폭력과 엄혹함, 다소 냉정한 가족 관계와 분위기에서 잉태된 프랑스의 모성은
사랑 결여, 수유 거부, 유모 위탁으로 드러났으니
그런 점은 전혀 부럽지도 않고 지나칠만큼 애정과 교육열의 뜨거운 분위기인 우리나라 모성이
훨씬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낭만과 역사, 문화를 먼저 떠올리게 했던 파리.
대한민국 보통 아줌마가 아닌 아줌마가 보여주는 파리의 속살은 색달랐다.
약고 질긴 파리.
수면위에 떠있는 우아한 백조의 수면 아래 헐벗은 물갈퀴를 쉼 없이 움직여야 하는 모습을 들여다 본 기분이다.
파리, 그곳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좀 더 냉정하게 파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