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동화집 처음어린이 5
방정환 지음, 한국방정환재단 엮음, 최철민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방정환 동화집

 

방정환 선생님의 동화를 처음 접한 건 기억도 가물거릴 만큼 어린 시절이었다.

시골 낡은 집 서재방에서 오래된 책 한 권.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던 옛 우리말.

그러나 안에 담긴 내용은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그 오래된 기억을 꺼내준 책, 처음주니어의 방정환 동화집이다.

한국방정환재단에서 엮은 이 책은 오랫동안 읽혀 온 동화와 새로 발굴한 다섯 편의 처음 읽는 동화를 보여주었다.

객지에서 어렵게 공부를 하던 창호는 같이 살던 외삼촌네마저 시골로 떠나게 되자 갈 곳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신 새벽부터 우유배달을 하며 어렵게 어렵게 공부하는 생활이 너무 힘들어 그만 접을까 하던 찰나

날마다 기원한다는 어머님의 편지에 눈물을 훔치며 다시 각오를 다진다.

연극 잘하는 김예호가 이곳 저곳 떠돌다 시골 친척집을 찾아 산을 넘어가던 중 어두운 민가에 하룻밤 묵어가고자 청했는데

알고보니 늙은 이로 분장한 큰 뱀이라지 않은가!

예호가 여우인 줄 알고 자신의 약점을 말해주었는데 예호는 도망나와 그 동네 사람에게 큰뱀이 담배진을 가장 무서워한다고 말해준다.

소문이 퍼지자 큰뱀은 예호에게 복수하러 가서 예호가 가장 무서워한다는 돈을 던져주는데 오싹한 기운이 들었다가 그 장면에 웃음을 터뜨렸다.

나비를 잡아 해부하려던 동생을 말리다가 나비의 목숨을 살려 보내고 자신이 칼에 찔린 누나의 빨간 피를 보고 반성하는 동생.

자유를 찾은 나비를 좇아 미소를 짓는 누나의 이야기.

곡예단에서 하루 하루 고된 생활을 하던 중 외삼촌이라는 이가 상호와 순자가 자신들의 이름을 찾아주지만 곡예단 단장과 그 마누라의 무서운 아귀같은 손에 도로 잡혀간다.

탈출을 하고 잡혀오고를 반복하다 순이는 매를 맞아 거의 초죽음이 되고 상호마저 잡혀가는데

기호와 도와주는 이들을 통해 극적으로 살아나고 칠칠단의 나쁜 행각이 밝혀진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이야기는...

만년셔츠 이야기이다.

어릴 적에도 읽었고, 우리 아이에게도 읽어주었던 그 이야기를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또 보아도 그렇게 감동적일 수가 없다.

늘 학교 학생들에게 큰 웃음을 주던 씩씩한 그 아이 창호.

집이 가난하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이십여리의 길을 걸어 다 떨어진 신을 새끼로 묶고 묶어 학교에 오는 창호.

체육시간에 교복 윗옷을 벗으라고 하는 선생님의 말에 만년셔츠도 괜찮느냐는 창호.

맨몸, 만년셔츠.

그 다음날은 교복 바지마저 벗고 겹바지 차림으로 와 웃음거리가 되는데 사연을 알고 보니

저도 어려운 형편이면서 마을에 불이 나 다 타버린 사람들에게 그나마 가진 옷가지마저 내어주고

옷이 없어 바들바들 떠는 어머니에게 셔츠를 주고, 다른 할아버지에게 단벌 학생복 바지마저 벗어주고.

그 어머니는 그걸 모르느냐는 말에 눈이 먼 어머니를 이야기하며 눈물 흘리는 창호 이야기에 나도 울어버렸다.

그렇게 어렵고 힘든 시절, 나 하나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없는 가진 것 마저 몽땅 내어주는 그 마음, 어머니를 생각하는 그 효심이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아!

세월이 지나고 강산이 변해도 빛을 잃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내가 그랬듯이 우리 아이들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글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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