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김호기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내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 기분좋은 날

 

좋은 책을 읽은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감동과 환희. 책에서 발견한 마음 속에 넣어두고픈 구절들은 입술 끝에서 조랑조랑 매달려 있고 만나는 누구가 누구이든 붙잡고 책 이야기를 하고싶어진다.

오늘도 기분 좋은 날이다. 내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푸쉬킨의 시가 생각난다.



 전부라고 생각했던 한쪽 문이 닫힐 때, 사람은 누구나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그 한쪽에 새로운 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준다.

우리는 그것을 희망이라 부른다.

-98쪽에서-


 

# 음악은 마음을 치유한다.

 

음악하는 이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사람도 행복한 사람이다.

도서관에서 훑어본 전문 서적에서 음악치료니 하는 책들을 본 적 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표지만 훑어본 책인데 음악으로 사람 마음도 치료하는구나 하는 짧은 생각이 스쳐갔다.

생각해보면 감미롭고 아름다운 음악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줄뿐만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도 선사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들도 부드러운 음악이 나오면 귀를 귀울인다고 하지 않는가.

앞에 닥친 불운에 넋을 놓고 좌절하고 말았다면 마에스트라 김호기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쥔 것이 음악이고, 그녀가 사랑한 것이 음악이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까.



 삶은 때로는 고통. 때로는 축복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서로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인생이라는 나만의 연주곡이 탄생되는 것.

-16쪽에서-


 

 

# 바이올린을 배워보고싶다.

 

별 것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왼쪽 손가락의 둔함이 신경질적인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예감이 적중한 듯 선고를 받았다. 나의 경우가 아니라고해도 바이올린을 하는 이에게 바이올린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건 어떤 절망감을 안겨주는지 짐작이 간다.

그 불안과 절망을 딛고 닫혀진 문을 놓고 다시 다른 쪽의 문을 열었다.

바이올린 켜는 사람에서 바이올린 만드는 사람으로.

한 평생을 바이올린과 함께 할 만큼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여자.

그녀의 이야기에 나도 바이올린을 배워보고싶어졌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얼마나 사랑할 수 밖에 없었으면.... 바이올린.



 긴 시간 바람과 햇볕에서 단련된 나무는

아름다운 바이올린을 품고 있다.

얼마만큼 깎고 다듬고 담금질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소리 역시 달라지리라.

-48쪽에서-


 

# 아름다운 인연

 

합창단의 합창도, 여러 악기가 어울려 화음을 이루는 오케스트라도 나 혼자 잘나서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없다.

함께 걱정하고 아파해주고 기뻐해주는 가족들, 가족같은 친구, 그 친구의 언니와 형부, 물 설고 낯 선 타국에서 만난 친구들, 얼마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강마에와 같은 인물이라는 지휘자 마고, 또 그와 이어진 인연, 미국에서 그녀의 손가락을 살피기 위해 함께 병원을 가준 언니, 이탈리아어를 잘 못하는 그녀를 위해 돌보아준 나이 어린 친구, 성별도 국적도 달라도 닮아있던 동급생친구, 그녀와 가족들을 유난히 따랐던 강아지들, 바이올린을 배우던 시절 교습비도 받지 않고 가르쳐주었던 홍선생님, 호키나 부르며 맛난 요리로 특별대접을 해주었던 이탈리아 홈스테이 할머니, 감동적인 기적 노라 존스......

그녀의 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들로 이어져있다.

그래서 인생은 살아갈만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혼자 피는 꽃은 돌아봐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혼자서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그들과 서로 힘을 나누며 살아갈 때,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꽃은 함께 필 때 그 향기가 더 진하다.

나의 삶에 향기를 만들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263쪽에서-


 

# 인생이라는 시험

 

초, 중, 고, 대 이어지는 시험을 거쳐 또 매년 오디션을 보아야 하는 시향시절, 그리고 닥친 불행.

그 불행을 딛고 일어서 다시 이탈리아에서의 입학과 졸업시험.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었다.

어찌보면 우리네 인생이 그러하지 않을까?

운명이 주는 시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운명을 끌어가는 자는 합격시키고야마는 인생.

그녀의 인생은 배울 점이 많다.



 이제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으리라.

슬픔은 잊으라고 있는 것이고 기쁨은 누리라고 있는 것이니.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나는 반드시 이 슬픔과 상실감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지니.

-99쪽에서-

 

하겠다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되고,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답을 구하는 이를 도와주고싶어한다.

이 우직한 걸음이 나중에는 가장 묵직한 한 걸음이 될 것을 목표로 향하는 가장 확실한 한 걸음이 될 것임을 나는 안다.

대충 그 순간만을 모면해서는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그건 그 누구보다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다른 사람은 속여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니까.

느리더라도 정직하고 우직한 이 길이 결국에는 가장 빠른 길이다.
-15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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