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아라비안나이트
김정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수학 아라비안나이트
김정희

랜덤하우스 2009.09.22

 

저런 걸 배워 어디다 다 써먹을꼬!

수학이 버겁고 무서웠던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아마 저런 생각을 했던 이가 나 혼자만은 아니었으리라.

아이들 공부 이야기가 곧잘 나오는 엄마들 모임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모래를 계산해서 무엇에 쓸꼬?

가장 큰 수가 1만 그 이상의 수를 세는 것은 신과 통하는 전능한 수에 도전이라 여겨 두려워했다는 그리스인들을 1억, 1조 하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는 현대인들은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배운 것 이상의 것을 상상하고 깨치기 두려워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무어 있을까.

옛날 옛날에 소크라테스도 그때의 학생들을 두고 요즘 학생들은 버릇이 없다며 혀를 찼었다고 하지 않은가.

그 이상을 뛰어넘고 두려워하지 않은 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진실을 만들어갔다.

이 책은 그들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이다.

수학자, 아니 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더 관심가지고 아니 애정을 가지고 대했을 것을.

다시 모래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리스인들과 달리 인도와 바빌로니아, 이집트, 중국 등에서는 큰 수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가진 이들이 많아 중국에서는 십진법에 근거한 거듭제곱을 통해 수를 확장시키고 멋진 이름까지 지어주었단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공허, 순식, 찰나, 항하사, 불가사의.

이런 말들이 모두 수의 이름에서 나왔다니 참 흥미롭다.

모래알을 세어서 무엇에 쓸꼬?

그런 생각일랑은 이제 하지 않아야겠다.

만약 그리스 시대의 수학자들이 보통의 그리스인들과 같은 생각에 머물렀다면 인류의 발전이 멈췄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구글구글...

아, 그래서 나온 말이로구나. 십의 백제곱 구골~

인생이 수학과 같이 딱 정해진 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참 수학을 잘 모르는 이의 마음을 잘 아는 이가 쓴 수학 이야기다.

이런 생각은 수학에 대한 선입견이었으니.

수학이 얼마나 감성적이고 창조적이고 철학적인 학문인지 새삼 깨닫는다.

신비스럽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만 담고 있지도 않다.

생각할 권리를 마음껏 누려라. 잘못 생각하는 것이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낫다.

똑똑한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

진리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아니 뭇 남성보다 똑똑하고 수학을 잘한다는 이유로 마녀로 지목되어 한 줌 재가 되어버리다니.

생활에 필요해 수학을 생각하고 이용했지만, 그보다 철학하는 기쁨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철학자이면서 수학자들이었다.

아르키메데스나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데카르트 등의 이름난 인물들에 관한 책을 읽어 알고 있던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참 이야기를 재미나게도 풀었고,

슬픈 연애와 수학자의 비극에 관한 갈루아와 아벨 등 몰랐던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한 번 잡으면 다음이 궁금하고 또 궁금해지는 천일야화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는 막간 장이 나눠져 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 읽어버리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책에 숫자와 도형, 함수 이런 것과 함께 이처럼 흥미로운 관련 수학자 이야기를 함께 넣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배웠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훔... 지금이라도 수학 교과서 만드는 분들 한 번 보시라고 권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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