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요건 중 가장 기초적이면서 근원이 되는 즐거움이 맛으로 느끼는 즐거움이 아닐까.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가 홍콩, 마카오, 스페인, 터키, 태국, 일본에 떴다.

10년 전 여대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한달 간의 유럽 배낭여행.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유명한 것은 다 보겠다며 바쁘다를 외치며 바게뜨 빵이나 맥도날드를 아작아작 씹으며 다녔단다.

대학생 시절에 배낭여행을 떠났다면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렇게 다니면서 이젠 치유 불가능한 병을 얻었으니! 바로 여행병.

애틋한 마음으로 거듭 거듭 다니면서 점점 자신이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사람 냄새가 나는 시장통으로 발길을 돌리고, 동네 식당을 꿰차게 되었다.

궁금하면 일단 입에 넣고 보는 호기심도 지구촌 동네 맛집 기행에 한 몫 했으리라.

흐미! 나도 가고싶다. 나도 먹어보고싶다.

어찌나 구미가 당기는지 이런 책을 낸 그녀도 부럽지만 그녀의 그런 용기와 도전과 추억이 부러웠다.

홍콩에서 먹는 딤섬은 동네 중국집에서 시켜 먹는 딤섬 맛과 분명 다르리라.

군침을 삼키며 그녀의 활기찬 발걸음을 따라 홍콩의 체인 식당에서 하까우, 씨우마이, 차슈빠우, 샤오롱빠오 이름도 알록달록한 음식들을 눈으로 씹으며 가는데 먹고 먹고 또 먹어도 그 끝을 알 수 없다하니 언제 다 한 번 먹어볼꼬.

딤섬 수레차를 졸졸 따라다니며 통하지 않는 줄 알면서도 얼마냐, 먹어보자고 덤벼드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그 나라 문화, 그 나라 사람들의 현재 생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재래시장, 그 재미는 알짜배기 여행의 재미다.

유레카!

우리나라는 검은 돌솥인데 너희는 노란 돌솥이냐?

맛은 또 어떻게 다를까나~ 홍콩 돌솥밥도 역시 마지막엔 누룽지로구나.

풀어내는 글솜씨가 어찌나 편안한지 읽다보면 절로 나도 마주 앉아 친구에게 말을 건네듯 중얼거리며 읽게 되는거다.

뭘 읽는 거냐며 같이 사는 이가 이상한 눈초리로 흘긋거리는데도 아랑곳 않고 혼자 군침을 꼴깍 삼켰다가 우와~ 탄성을 내질렀다가 뭣이라 뭣이라 중얼거리면서 배시시 웃으며 읽으니 모양새가 이상했던가보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도 들어봤는데 에그타르트.

마카오의 육포는 중국처럼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서 이상할 것 같았는데 읽어보니 정말 맛있을 것 같다. 딱딱하다고 하니 쉽게 먹지는 못하겠지만서도.

유명하다는 저향원도 가보고싶고 시식용 아몬드는 파는 아몬드보다 더 맛있을까?

똑 같은 걸 잘라 맛보여줘도 이상하게 시식용은 더 맛있어보이는 느낌 그녀도 느꼈을까?

스페인에는 널린 게 술집? 오오~ 이수씨개 같은 뾰족한 꼬치로 재료를 꽂아 만든 밥되는 술안주 핀초, 타파스가 뭐야? 쉐리주가 뭐야~ 그녀 덕에 신기한 음식 참 많이 구경했다.

여기 저기 들쑤시고 안 다니는 데가 없어 보이고 특히 제일 좋았던 점은 시장통 구경을 시켜준다는 점!

동네 메뉴판을 읽을 줄 몰라도 그나라 말을 몰라도 저리도 용감하게 신나게 다닐 수 있다니.

맛기행이라서 더 좋았고 사람 냄새 나는 여행이라서 더 좋았고 활달하고 편안한 느낌 그대로 읽히는 여행기라서 더 좋았다.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또 굶겨서 떠나보내고싶다.

또 다른 많은 곳의 맛기행 건져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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