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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청년 바보의사
구두 닦는 분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 평생 구두 닦는 이에게 허리 깊숙히 굽혀 인사하는 이는 처음 보았노라고.
키도 훤칠한 청년 의사 만 서른 세 해를 살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갔다.
믿는 이의 이야기라서만이 아니라 그가 도대체 누구길래 많은 이들이 그토록 그를 그리워할까 하는 마음에 더 보고싶은 책이었다.
낮은 곳에 임하며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위해 진실한 마음을 열어보였던 청년 의사.
그가 학업에 뛰어나거나 훌륭한 의학적인 기술로 사람을 놀래켜서가 아니라 언제나 진실한 마음으로 환자의 아픈 마음을 함께 걱정하고 살피고 아파했기 때문이다.
그의 그런 마음은 그가 남긴 글에 잘 나타나 있는데 누구에게 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담담히 흐르는 생각들을 건져 올린 것이기에 더 맑고 청아하다.
그 울림이 내게 소리없이 번져온다.
우린 무엇인가를 움켜잡으려고, 또는 그 움킨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주님은 그 움켜쥔 손이 펴지기를 기다리신다. 그 손을 펼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주실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연약함을 인정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철저히 깨달을 때 비로소 꼭 쥔 손을 펴고 그분으로부터 오는 것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았느냐,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에 향기를 남기고 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살이가 가득찼느냐 평할 수 있다.
길게 산다고 다 아름답게 사는 것은 아니다.
짧게 살아도 그 살아온 흔적이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고 죽어서도 그를 그리워하고 그의 향기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삶은 충분히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청년 바보의사.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그에 대해 알지 못했다.
믿는 사람으로서 의사로서 누군가의 아들로서 친구로서 혹은 연인으로서 아름답게 살다간 그를 알지 못했던 내가 이 책을 통해 그의 넋을 기린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