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구광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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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빨간 체 게바라 평전을 읽었던 지가 몇 년 전인지 모르겠다.

쿠바 하면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언제나 제일 먼저 떠올랐던 인물, 체 게바라.

그의 전기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동을 주었다.

체 게바라의 이야기를 일기나 자서전 외에 그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 서적은 국내 출판본이 없었다고 한다. 더욱이 문학도로서 조명한 서적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한다.

최초라는 말은 뜻깊은 말이다.

이전에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한다는 뜻이며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의 길이 닦이게 되어 더 많은 연구서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1967년 10월 9일 살해되던 날 그가 메고 다닌 홀쭉한 베낭 속에 지도와 두 권의 비망록과 노트 한 권.

그 살벌한 전선 속에서 그가 내내 짊어지고 다닌 노트 속의 시.

무엇이 들어 있었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궁금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체 게바라의 남겨진 배낭 속의 노트를 통해 그의 마지막 여생을 좇아 간다. 그리고 그가 필사한 69편의 시와 네 명의 시인들과의 관계를 풀어내고, 아프리카 시절, 쿠바 시절, 볼리비아 시절로 나누어 그의 삶을 시로 풀어 낸다. 마지막 장에서는 체 게바라의 죽음과 이 세상에 남아 있지 않지만 여전한 영향력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그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의 순결한 혁명정신, 인본주의에 대해서는 나온 책이 많았지만 시와 함께한 그의 이야기를 풀어내었기에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죽음을 실패라 여기지 않고 '미완성 서사시의 슬픔을 무덤으로 가져갈 뿐'이라는 그의 시와 함께 그의 죽음을 다시 애도하고, 죽기 전 그가 사랑했던 시를 읽으며 라틴아메리카의 돈키호테 체가 꾸었던 꿈을 그려보았다.

그의 삶 속에서 썼던 편지와 시, 그의 사랑과 삶이 시와 함께 어우러지는데 연인에게서 얻을 수 있는 달콤한 안주가 그의 신념을 희미하게 할까봐 이별을 고한 부분에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다.곻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일컬어 '금세기 가장 성숙한 인간'이라 했지만 필자는 그를 햄릿과 돈키호테의 장점을 지닌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의 '기사형 혁명가'라 칭하고싶다. - 212쪽에서-

그가 부모님에게 띄운 편지에서 돈키호테는 자신의 올바른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모험가라고 이야기했다.

라틴아메리카의 돈키호테의 대모험은 그가 사랑하던 시와 함께 이루어졌고, 그 시들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부록으로 실린 마지막 날에 대한 인터뷰와 그의 인생의 종적을 다시 한 번 훑을 수 있었던 사진들과 기록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감동적이었다.

체를 이용하는 상업성에 대해 그 자녀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는데 그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이와 같았다.

체 게바라 열풍이 상업적인 딜레마를 안고 있다 하더라도 그의 삶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체 게바라의 열기는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한다.-246쪽에서-

그렇다. 어떤 의미로 이 책이 읽히고 이야기되어지든 다시 한 번 그의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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