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전쟁 내친구 작은거인 26
필립 베르트랑 지음, 이정주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난데없는 채소들의 전쟁이라니!

왜? 무엇 때문에?

조용한 일상의 흐름을 깨뜨리며 나타난 파 대사관의 느닷없는 발언은 멍멍이 시장의 잠만 확 깨운 것이 아니라 읽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도 빛내주었다.

자칭 파대사관의 질타를 받고 있는데 무장한 무 특공대가 들이닥치더니 파대사는 후다닥 도망가고 파대사와의 먼저 말과는 달리 긴 채소가 먼저 전쟁을 걸어왔다고 한다.

어느쪽 말이 옳을까를 고민하기도 전에 둥근 채소들과 긴 채소들의 전쟁은 더 격렬해지고 포크, 칼, 국자, 믹서, 강판 등의 부엌 도구 무기들을 들고 서로 처참한 결과를 낳는 전쟁이 지속되었다.

오이 부대가 지나간 뒤 길모퉁이에서 부상 당한 어린 감자 하나를 들고 꼬맹이 토끼 막심은 돌봐주겠다고 읊조린다.

날마다 신문에는 채소 전쟁 소식을 큼지막하게 다루고 거리에는 댕강댕강 썰린 긴 채소나 쑥쑥 벗겨진 둥근 채소의 껍질이 나뒹굴었다.

더 이상 채소 전쟁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던 막심은 평화주의자인 길쭉이 호박과 함께 채소 가게 한편에 야전 병원을 만들어 부상당한 채소들을 치료한다.

전쟁 51일째 얼굴은 둥글고 몸통은 긴 버섯이 평화 유지군이 되어 휴전선을 지키기로 하고 휴전하는데 한 몫 한 오소리 농림부 장관은 총리후보에까지 오르게 된다.

밥상 앞에서 채소 수프를 먹다말고 멍하니 생각에 빠진 막심에게 엄마가 한 마디 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무시무시한 전쟁 이야기인데 그 발상과 장면을 떠올리니 웃음이 살짝 나왔다.

마지막 채소 군대 연구집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이야기에 다시 앞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얘네들이 왜 싸울까.

설득의 기법을 이야기하는 책에서는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길쭉이와 동글이 채소들에게 해주고싶다.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고 미워할 필요까지야 있을까.

막심의 엉뚱한 상상은 웃기기도 했지만 우리 세태를 그려볼 때 그냥 우습기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또 한편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골고루 채소를 먹어주어야 쟤네들이 사랑받으려고 싸움하지 않는다고 돌려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같은 이야기를 놓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석하든 즐겁게 읽고 의미를 찾고 깨달으면 그만큼 가치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귀여운 막심처럼 우리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력도 햇빛에 빛나는 연둣빛 새싹처럼 푸릇푸릇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