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출쟁이>를 리뷰해주세요.
우리 집 가출쟁이 - 하이타니 겐지로 동화집
하이타니 겐지로 글, 김고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우리네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그려진 책이다. 

유키, 잇짱, 도코, 마사토.... 일본 아이들의 이름과 섬나라의 특징인 바다를 끼고 있는 배경, 쓰을쓸하지 않으을까~ 노랫가락은 모르지만 웬지 귓가에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과 인물들이 그려내는 사람사는 세상의 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친손녀는 아니지만 유키의 아빠가 일하러 간 동안 유키를 돌봐주는 하나에 할머니, 도쿠타로 할아버지. 엄마가 없다는 유키의 말에 같이 울음을 터뜨리며 더 미안해하는 마음 여린 유치원 유코 선생님.제비가 둥지를 틀었다고 마이크 방송을 않는 주헤이씨. 

죽은 카나리아 무덤을 만들고 꽃 한 송이를 놓는 것을 보고 숫자도 셀 줄 모르면서 무수히 많은 닭의 무덤을 만드는 도코. 소풍날, 도코를 유괴해 간 아저씨를 겁내지도 않고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도코. 

툭하면 집을 나가는 가출쟁이 마사토. 반항 아닌 반항을 하는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 웃음이 나온다. 반대말 수업을 하는데 길다-짧다의 반대말이 아니라 뚜껑-껑뚜와 같이 엉뚱한 반대말을 쏟아놓는데도 받아들이는 너그러운 디에토 선생님. 

손님이 몇인지 어렵지 않게 셀 수 있는 제1 야아타 호의 3대 선장을 꿈꾸는 겐지, 등대 옆집에서 태어난 료이치, 심장병을 앓아 일 년 가까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병이 나으면 배를 탈거라는 요시오. 

인물과 인물들의 모습이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조용하고 쓸쓸한 느낌이 나면서도 바닷속에서 막 피어오르는 따스한 아침 햇살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맑고 순수한 아이의 감성과 그 아이들 곁에 있는 맘 고운 어른들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쉽사리 잊혀질 것 같지가 않다.  

공부하느라 너무 너무 바쁜 아이들과 일상에 지쳐 힘든 어른들에게 권하고싶은 책이다. 

'우리 집 가출쟁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로 '창가의 토토'가 있다. 

마음에 남는 책 속에서 한 구절 : 

구름이 갈라지고 달님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수많은 금빛 실오라기가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바다를 단단히 이었죠. 

배경이 참 아름답다. 그런데 그 배경이 이 책의 인물들과 더 없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오래 기억나는 구절이 될 것이다. 맑은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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