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아홉동이 밥 아홉동이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들이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입을 통해 전해내려오며 그 자손들에게 들려주고 잠자리에서, 심심할 때 구수한 누룽지 내어놓듯 풀어놓는 이야기들이다.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생활모습이나 생각방식들도 볼 수 있고, 위기와 시련을 극복하는 용기와 지혜를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조건 재미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 아홉동이 밥 아홉동이를 먹는 소천국이 배가 고파 못 견뎌 남의 집 소를 잡아먹었단 이야기를 듣고 아내 백주또가 소도둑이라고 했다고 다툼으로 뱃속 아이를 가지고도 헤어지고, 세 살 난 아이를 아버지에게 맡겼더니 귀찮다고 무쇠 상자에 넣어 자물쇠로 잠그고 바다에 띄운 비정한 이야기는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옛 이야기속의 이야기를 현실 속의 이야기로 곧이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처용의 그림이 주술적 의미를 띄고 민간에서 귀신을 쫓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 점이나 네 명의 여인과 결혼한 일꾼의 이야기에서 부계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점 등 옛 이야기 안에서의 상징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아이에게 제대로 해석해줄 필요가 있다. 되도록 꾸미지 않고 원전의 이야기를 살려쓰려 애쓴 흔적들이 보이는 책이다. 지금도 남아 있는 역사 유물인 부석사의 이야기나 욕심으로 절을 떠나게 된 스님 이야기나 토끼 꼬리가 짧아지고 호랑이 꼬리가 길어진 유래 등 재미있거나 유익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설화속에서 우리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더불어 이야기마다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여 읽고 재미있다고 덮어버리지 않고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 점이 무척 좋았다. 몇 살 쯤에 세계 명작, 창작 동화를 읽히고 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