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 줄게 예전 이사오기 전에 살던 동네에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있었다. 아이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지나다 아이만 보면 그냥 지나지 못했다. 다가가 말을 건네고 손을 잡고 웃어주고 예쁘다고 쓰다듬어주고. 우리 아이들도 무척 예뻐했는데 고운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미안했다. 저는 그렇게 애를 쓰고 불임클리닉을 다니며 아이 갖기를 기원하는데 시험관 아기도 매번 실패해 낙담을 하는데 나는 고만고만한 녀석들을 셋이나 업고 안고 다니니 저는 그게 부러워죽겠단다. 아이를 너무 기다리니 더 안 생기는지 그런데도 아이만 보면 예뻐죽겠단다. 내내 잘 되라고 빌어주었었는데. 얼마전 연락이 닿아 안부를 물었더니 드디어 성공해서 쌍둥이를 품고 있단다. 잘 착상이 안되어 이번에도 그럴까봐 얼마나 마음졸였는지 모른다고...... 조심 조심 또 조심 드러누워 살다시피 했는데도 그 중 한 아이가 심장이 뛰지 않는단다. 그래서 행여 남은 아이마저 잘못될까 지금은 아예 두문불출 집에서 자리깔고 일어날 생각을 안는다고...... 그리고는 전화를 못 해봤다. 혹시나 좋지 않은 소식을 듣게 될까봐 두려웠다. 다른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태교를 열심히 예쁘게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을 했다. 책 속의 빨간 암탉의 마음이 그래서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 거위네 아기도 쇠물닭네 아기도 오리네 아기도 칠면조네 아기도 잘 돌봐주고 예뻐하는 빨간 암탉. 낮에는 아기들을 돌보느라 행복하지만 밤에는 허전하다. 텅빈 둥지가 쓸쓸하다. 그러던 어느 날, 누가 낳은 알인지 모를 알을 발견하고 누구네 알인지 여기 저기 묻고 다니지만 며칠이 지나도 알의 엄마는 나타나지 않고 아무도 자신의 알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자 친구들은 빨간 암탉에게 돌보는게 좋겠다며 조언을 한다. 빨간 암탉은 이십 일 동안 낮이나 밤이나 정성으로 알을 품는데 친구들이 놀러와 묻는다. 그 알이 황새라도 사랑할 수 있어? 그 알이 흑고니라도 사랑할 수 있어? 그 알이 갈매기라도 사랑할 수 있어? 그 알이 부엉이라도 사랑할 수 있어? 빨간 암탉은 곰곰히 생각한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걱정하지 말거라, 아가야. 내가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단다." 이 알이 누구든지 간에 사랑하고 돌보아줄 아기를 얼마나 많이 기다려왔는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가 하는 갸냘픈 첫 말. "엄마가 되어 줄 수 있나요? 저를 사랑해 줄 수 있나요?" "오! 아가야! 물론이지.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할거란다." 너무 너무 감동적이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품어 낳은 자식이나 데려와 기르는 자식이나 크기가 다를 수 없다. 빨간 암탉의 지극한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켜 예쁜 아가를 주었나보다 하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누구의 아이이든, 피부색이 달라도, 장애를 가진 아이일지라도 사랑으로 받아들여 키우는 이들이 있다. 그 얼마나 큰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이들인지...... 마음 가득 감동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