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신진혜 지음 / 창해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선덕여왕

 

쓰고 싶은 글을 쓰는데 나이가 따로 있으랴마는 역사학도가 쓴 선덕여왕의 사랑과 야망을 그린

신진혜 장편소설 선덕여왕을 읽고 그 작가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다 놀랬다.

갈고 닦아 빛나는 글솜씨도 있지만 타고난 글재주를 지닌 이의 솜씨야 따로 말해 무엇할까.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성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에 재학중이라는 작가 신진혜의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한 송이 모란과 같이 아름답게 그려낸 이 책이 얼마나 흡인력 있는지 읽어보면 알 것이다.

책을 잡고 읽기 시작하여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는 그 솜씨를.

많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왕자의 출생이었건만 여자의 몸을 입고 둘째 공주로 태어나 크게 실망한 어머니는 젖 한 번 물리지 않고 돌아 눕는다.

자라면서 그 영특함과 슬기로움이 날이 갈수록 빛을 더하지만 월궁 안의 사람들의 이목은 그의 언니 천명부군(적통대군이 없을 경우 왕위 계승의 신분이 되는 왕녀)에게 쏠린다. 

천명부군은 선제 진지제를 폐위시킨 권력을 지닌 미실의 제자로 소심한 성격 탓에 사랑하는 이를 또렷이 지목하지 못하고 정치의 그물에 맞춰진 용수(진지왕의 장자)와 결혼을 하고 아들 하나를 낳는다.

당시 진평왕은 폐위된 진지왕에 이어 신라 26대 왕이 되었으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태상태후의 섭정을 겪고 친정을 하면서도 태상태후와 만호태후, 지도태후, 미실궁주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왕권강화를 꿈꾸며 자신의 품은 뜻을 오래도록 숨겨온다.

진평왕과 마야 왕후의 삼녀인 선화공주는 빼어난 미모를 지녔으나 병약하여 궐밖 출입을 하지 못했는데 백제 무왕이 퍼뜨린 서동요로 인해 거의 내치다시피하여 초라히 적국인 백제로 시집을 가게 된다.

선화공주가 시집을 간 이후에도 백제는 신라를 침공해오는데 선화공주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 하며 선화공주의 물건들을 다 불태우는데 거기서 건져낸 선화공주의 귀걸이를 꺼내고 덕만은 후일 왕이 될 때 그 귀걸이를 하고 간다.

진지왕의 차남으로 문노공의 뒤를 이어 풍월주를 지낸 용춘은 반듯하고 고고한 성품을 지녀 천명부군의 짝사랑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용춘의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으니.

용춘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덕만은 진지왕이 폐위된 뒤 만난 민간의 여인 도화녀와의 아들인 자유분방한 비형에게 야릇한 마음이 향함을 깨닫게 되고 그를 향한 마음을 열고자 한다.

원광법사는 일찌기 덕만의 총명함과 하늘의 뜻을 읽고 덕만의 스승이 되어 제왕의 길을 닦아주는데 덕만의 비형에 대한 마음을 알게 되자 몰래 비형을 찾아간다.

아들을 낳지 못해 폐위될 위기에 처한 어머니를 두고 갈 수 없었던 덕만은 모란꽃의 향기를 두고 걸었던 미실과의 내기를 이야기하며 자신이 부군이 되겠다 진평왕과 대신들 앞에서 이야기한다.

천명이 낳은 아들의 비밀과 원광법사가 조심하라 일렀던 유신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장면, 천관녀라 불린 별아이 진성과 첨성대, 훗날 지귀로 돌아와 선덕여왕을 지켰던 비형, 선종이라 불리었던 덕만의 벗 자장, 유신의 두 누이와 춘추와의 인연 등 소설  전반을 흐르는 이야기와 보살이라 불린 선덕 여왕의 놀라운 예지력과 덕업일신 망라사방 삼한일통을 바라본 그 시기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도록 했다.

나라의 제왕이었기에 포기해야 했던 선덕여왕의 사랑과 운명.

모란의 향기를 찾아준 여왕이 바로 선덕여왕이 아닌가 한다.

그 모란의 향기를 직접 읽어보기를 바라며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인상깊은 구절 :  140쪽에서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질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만약'왕으로서 이 땅에 선다니......

덕만은 눈물이 흐르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살아갈 것 같습니다. 아직도 선화가 백제로 향하던 날의 일이 눈에 선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이 그러한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신라 백성뿐만 아니라, 하늘 아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욕망에서 불거져 나온 전쟁과 협상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삼한의 일통...... 제가 제왕이라면 그것을 이상으로 내세우고 영원토록 추구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