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빨개졌다 내친구 작은거인 24
이상교 글, 허구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얼굴이 빨개졌다

 

이상교선생님의 키가 엄청 크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이 이야기는 선생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것 같다.

따스한 봄기운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살려 마음 고운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책, 얼굴이 빨개졌다.

덕분에 나의 유년 시절도 함께 떠올릴 수 있었다.

 

눈이 많이 오는 날 학교에 가다 도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나가고 나면 집에 들어가려고 집 뒤 굴뚝에 쪼그리고 앉아 눈도깨비 이야기를 주고 받던 그 다음날

어머니는 형제들의 설빔을 완성해 한 벌씩 입혀주셨다.

다른 형제들은 색깔도 곱고 팔도 색동, 치마 길이도 발목까지인데 활동적인 시우에겐 노랑 저고리에 종아리까지 오는 검정치마다.

그것도 옷고름도 달리지 않은 벙어리 저구리.

그만 울어버리는 시우는 홍점이네로 간다.

이 일 외에도 몇 번을 시우는 눈물을 흘리는데 그때마다 홍점이는 알아차린다.

그것이 친구일까.

시우의 어깨보다 작은 키의 홍점이는 시우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친구이다.

고무줄 놀이 할 때에도 저도 무척 하고싶으면서 시우를 위해 시우 곁으로 뛰어오는 친구.

아버지가 없는 홍점이네의 어려운 형편을 헤아리고 합창단원 옷을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에 따뜻해졌다.

그리고 말더듬이 홍점이 오빠 판석이의 짝사랑도 예뻤다.

시은 언니네 반에 전학온 석재혁 오빠.

새침떼기 석경옥의 친오빠다.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고운 언행이 시우의 마음을 가져가버렸다.

다리에 씌어진 낙서를 보고 시은이 이름을 살짝 시우의 이름으로 고친 시우의 마음을 읽는데 웃음이 났다.

시은 언니네 해님달님 연극 때 시우가 나쁜 마음을 잠시 품었다가 언니가 다치자 죄책감에 미안해 하는 시우의 마음이 고왔다.

젤리가 너무 먹고싶어 외상으로 사러 갔다가 살짝 집어 나오다가 석재혁 오빠와 눈이 마주친 시우.

조용히 어른스럽게 시우를 타이르는 모습, 시우에게 노래를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린다는 칭찬,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뱀을 잡는 땅꾼으로 나선 젊은 학생과 판석이,

시우의 노래를 타고 꿈결처럼 옛추억이 솟아난다.

 

그 당시에는 공기도 참 맑았겠다. 학교가 멀어 좀 불편하긴 해도 플라스틱 장난감이 없긴 해도 더 신나고 즐거웠겠다.

시우와 시우네 가족들, 홍점이네와 석재혁, 석경옥 형제 이야기가 추운 겨울 따스히 밝히는 모닥불처럼 마음 속을 데운다.

그 시골 마을 어린 시절 맑은 추억이 너무도 곱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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