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 놀이 (양장) 겨레 전통 도감 2
토박이 기획, 함박누리 지음, 홍영우 그림 / 보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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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놀이-피어오르는 추억과 함께......

 

그때에는 그게 그렇게 행운인 줄 몰랐다.

흙을 밟고, 풀숲을 뛰어다니고, 우물가, 냇가 도랑물에서 물놀이를 하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흙먼지 묻히고 몇 년 나이 차는 어느 누구도 신경 쓰는 이 없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놀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게.

 

술래잡기, 숨바꼭질, 땅따먹기, 공기놀이, 소꿉놀이, 오징어달구지, 다망구,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말타기, 딱지치기, 얼음땡, 오자미,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하루 종일 얼굴이 거멓게 타도록 뛰어놀아도 나무라는 이 없고,

공부 안 한다고 학원 안 간다고 채근하지도 않았다.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우리는 언제나 할 일이 있었고, 놀거리가 있었다.

 

값비싼 플라스틱 장난감 하나 없어도 구르는 돌도 놀이도구요, 떨어진 나뭇잎 한 장, 시든 꽃잎 하나도 환상의 장난감이었다.

누구와 놀까, 나가면 친구가 있을까 그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었다.

언제든 나가면 아이들이 있었고, 아이들 웃음소리를 따라가면 무엇이든 놀이를 하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터에 나가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아직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걸음도 휘청거리는 어린 아이들이나 보일까.

학교에서 늘 보는 친구들도 만나 놀려고 하면 스케줄이 맞지 않아 그나마 힘들단다.

장난감이 있어야 놀 수 있고, 닌텐도나 인터넷 게임 이야기를 해야 오고가는 말이 생긴단다.

 

그런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싶었다.

우린 이렇게 놀았고, 이렇게 노는 게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일인지.

그리고 너희들도 방안에 앉아 조그만 게임기를 눌러대지말고 그나마 나는 시간 텔레비전만 끼고 살지 말고

햇볕아래 바람 맞으며 이렇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고싶었다.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아름다운 그림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한지에 그린 듯한 부드러운 먹선이 보는 이의 얼굴에 살포시 미소를 그려준다.  자연의 색을 닮은 빛깔이 따뜻해 마음 한 자락을 파고든다.

그렇게 그림을 감상하고 뒤쪽으로 넘겨보면 그 놀이를 하는 모습과 방법이 마치 옆에서 들려주는 듯 구수한 입말로 풀어놓고 있다.

그림도 그려놓고 방법도 자세해서 그대로 보고 따라 놀아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고누놀이는 이런 게 있고, 이렇게 할 수 있단다.

고무줄 놀이 할 때에는 이런 노래를 불렀고 이렇게 모여서 했단다. 그럼 옆에서 구경하던 남자 아이는 괜한 심술에 고무줄을 끊고 도망가기도 하고, 속옷보인다며 놀리기도 했지.

돌을 던져서 맞히는 건 뭐든지 재미있지. 비사치기는 모두 열두 단계가 있는데...... 둥글납작한 망이 제일 좋고, 냇가 몽돌 밭이나 깨진 기왓장을 찾아 비사치기 하려고 어슬렁거리기도 했어.

오늘은 몇 자 내기할까? 백자를 한 동으로 해서 오십 동 내기하자.

긴 막대로 짧은 막대를 치거나 튕기는 놀이가 자치기야. 자치기는 잘못 하면 위험하기도 해. 잘못 날아가서 장독이나 창문을 깨뜨리기도 하거든. 그렇지만 아무리 어른들께 꾸중을 들어도 자치기라면 벌떡 일어났지.

겨울은 물고기도 아이들도 잠잠할 것 같지만 안 그래. 물고기 맛은 겨울이 최고라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거든. '메방 치기'로 한나절 고기를 잡노라면 물에 젖은 손발은 붉어지다 못해 피가 배어 나올 것 같았지만 모두 싱글벙글 입을 다물 줄 몰라. 이제 조무래기들이 피워 놓은 불을 쬐면서 고기를 구워 먹는 일만 남았으니까 말이야.

 

아이들을 데리고 조용히 읽어주는데 옛 생각이 떠올라 웃음도 나고, 궁금해하는 아이들이 견디다 못해 나가서 직접 해보자고 조르기도 했다.

우리가 해본 놀이들도 있지만 해보지 못한 놀이들도 많았다.

이렇게나 많은 우리 전래 놀이들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기계 속에 공부 속에 갇혀서 지내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쓰라렸다.

 

집안, 골목길에서 하는 놀이, 너른 마당에서 여럿이 어울려 하는 놀이, 자연 속에서 뛰노는 놀이 오십두 가지 놀이들이 그리운 풍속화와 함께 구수한 입말을 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다 부록에는 열두 달 세시 풍속을 이야기해주는데 어찌나 좋은지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놀면서 자라는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 우리 전래 놀이의 참맛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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