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유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
멕 로소프 지음, 김희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사는 이유
 

푸른 색 바탕의 하얀 꽃, 꽃 위에서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과 소녀.

내가 사는 이유...... 뭘까?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그리고 성장소설.

이 책을 골라 읽게 된 이유이다.

성장소설은 성장소설 특유의 매력이 있다.

어른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의 소년이나 소녀.

개인마다 그 나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기에 그만한 나이에는 그랬었지 하게 된다.

그런 한걸음 물러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되는 게 아닐까.

미국 뉴욕에 사는 열다섯 살의 소녀 데이지.

계모의 미움을 피해 영국의 펜 이모네로 가는데 담배를 꼬나문 깡마른 사촌 에드먼드가 마중을 나와 그와 첫대면을 한다.

핸드폰 수신불가지역의 시골마을이 마치 수백년이나 살았던 것처럼 곧 익숙해지고 사촌 오누이 사이에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인 척 가장하던 마음이 불어오는 봄바람에 살랑 일어나 춤을 추듯 에드먼드에게로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버린다.

둘은 낮에는 낮잠을 자고 다른 사람들이 잠든 시각에 일어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줄다리기를 하는데 그 줄다리기는 전쟁으로 인해 그만 끊어지고 만다.

전쟁이 시작된지 5주일이 흘렀다고 해도 어디선가 폭탄이 새로 터졌다는 소문이 있었다고는 해도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배급이라는 말에 아무래도 사태가 좀 심각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얀 넝쿨 장미가 집 앞 벽을 뒤덮으며 흐드러지게 피고 다람쥐랑 고슴도치랑 오리, 사슴, 개, 염소, 닭, 양이 한가로이 노니는 풍경 속에 나타난 낯선이는 평화로운 정적을 깨뜨리고 새로운 사건이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전쟁과 군인들은 예상대로 그들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파이퍼와 데이지는 '소모가능한 민간인 신분'의 나머지식구들과도 떨어져 끝도 없는 길을 달리는 자동차를 타고 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빌려서 사는 것처럼 맥에보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다른 사촌들이 있는 곳을 알아낸 파이퍼와 데이지는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하지만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울린 전화벨.

데이지에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데이지가 아빠에게 돌아간 후로도 세월은 흐르고 사람들은 살아갔다.

데이지는 다시 영국을 찾아 사촌들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시 만난 에드먼드는 상처투성이의 외모처럼 마음도 상처투성이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상태였다.

"사랑해".... "그럼 왜 나를 떠났어? -224쪽에서-

손에 쥐가 나도록 잡고 너를 생각하며 살았다는 이야기를 한 뒤 에드먼드가 한 한 마디의 말에 가슴이 찡 했다.

"오케이"

그리고 차가워진 데이지의 손을 다시 따뜻한 자기 손으로 감싸쥐는 장면도.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내는 소음을 어떻게 꺼야할지 몰라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었다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리고 에드먼드와 데이지는 정원사가 되었다.

마지막 문장이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경험을 한 후 나는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깨달았다.

여기, 에드먼드가 있는 이곳.

바로 이것이 내가 지금 사는 이유다.

-237쪽에서-

 

모든 전쟁에는 전환점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도 전환점이 있게 마련이다.

-87쪽에서-


미국에서 영국으로, 도시에서 시골로, 일상에서 전쟁으로, 아이에서 어른으로.

전환점을 지난 데이지의 이야기에 감동이 일면서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전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작가 멕 로소프의 글은 처음 읽는데 이 단 한 권의 소설로 나는 이 작가에게 반해버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