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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가 사라진 날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잠잘 때만 빼고 절대로 벗지 않았던 할아버지의 모자가 사라졌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누가 가져간 걸까?
장난치는 거냐며 식탁 위에서 자고 있던 개 번개를 깨워 야단을 치자 번개는 커피를 마시며 진정하라고 한다.
옆집 닭아주머니네로 모자가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고 번개가 이야기하자 할아버지는 커피통에서 주운 병정 인형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닭 아주머니네로 간다.
닭 아주머니네서 커피와 와플을 먹다 시곗줄을 발견하는데 닭 아주머니의 헛간에 가서 물어보라는 말을 듣고 헛간으로 간 할아버지는 누군가가 살고 있는 궤짝에 붙은 쪽지를 읽고 낯익은 주머니칼을 줍는다.
순간 나타난 작은 자동차를 따라 재봉사 채우리씨 가게에 가서 모자의 행방을 찾지만 모자는 보이지 않고 커피를 따르던 보온병에서 자석을 집어든다.
모자가 담장뒤로 날아가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다시 노점의 토끼를 만나는데......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장 퍼즐 같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계속 할아버지의 모자를 따라 궁금증을 일으키고, 오래전 추억을 끄집어내게 된다.
할아버지는 잊고 있던 소중한 유년의 기억을 되살리고 흐뭇한 미소를 띤다.
그 모습에서 평화롭고 행복한 기억들이 겹쳐 떠올랐다.
지나간 자리를 더듬어 보는 기억이 행복하고 즐겁다면 인생은 행복하다.
할아버지가 모자를 찾으러 다니면서 주웠던 물건들이 그때 그 시절의 것이었다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사라진 모자를 찾는 할아버지의 행동이 엉뚱하기도 한데 등장인물들의 등장과 대화가 더 엉뚱하고 재미있다.
특히 할아버지와 토끼가 모자를 찾아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 장면은 보는 나도 웃게 되었다.
스웨덴의 건축가이자 광고 일러스트레이터인 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책인데 독특하면서도 재미있고 의미깊어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보게 만드는 책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웃음을 유발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책이다.
처음 읽었을 때도 좋았지만 다시 읽어줄 때에는 더 감정이 실리고 마음이 가는 그런 책이다.
인상적인 부분 :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원에 고슴도치를 풀어주었어. 그리고 고슴도치가 나오자마자 우유를 주었지. 그래야 고슴도치가 제 집인 줄 알 테니까. 할아버지는 고슴도치 가시를 쓰다듬어 주었던 것도 생각났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 하지만 너희들이라면 누군가를 사랑할 때 어떻게 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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