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룡골에는 여자가 없다
정목 지음 / 자연과인문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오룡골에는 여자가 없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글이다.
인문학 분야의 책은 즐겨 읽는 분야가 아니어서 일부러 골라 읽어본 책이다.
저자는 금정산 범어사에 계셨던 분이라고 한다.
정목 스님.
알고 있던 이름은 아니었지만 가본 적 있는 범어사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금정산 범어사에 계셨던 분이라고 한다.
스님의 글은 법정스님의 글과 아잔 브라흐마의 글을 읽어본 적 있는데 이분의 글은 처음이다.
수행하는 분들의 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글이다.
울창하게 드리워진 숲 속 계곡에 아담한 집 한 칸의 표지 사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맑고 청아하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오룡골 정토원에서 참선하며 생각한 일들을 그대로 담아놓았는데 땀을 닦으시며 글을 쓰시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았다.
그렇지만 글 속에서는 더위는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시원한 기운이 감돌았다.
우러러 믿는 우직함은 아름답고 헤아린 지식보다 순수한 감정이 아름답다는 정목 스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이들의 엄마라서 그런지 그 부분을 읽는데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며 아이들의 울고 웃는 순수한 감정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정은 닦아서 얻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스님의 말씀은 본래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으니 닦으려고 안간힘 쓰지 말고 본래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열흘간이나 내린 장맛비를 통해 자연의 메시지를 듣고 동네 계곡을 따라 흐르며 욕망으로 넓힌 곳을 흔들어버리는 물살을 보면서도 깨달음을 얻는 분.
흑백의 사진들이 오히려 소박하게 느껴지며 시선을 편안하게 한다.
불교 경전을 잘 알지 못하지만 스님이 예화로 든 이야기는 단번에 알 수 있는 불법이었다.
왕의 지혜로운 신하들이 왕의 뜻을 받들어 깊이 생각하고 의논한 끝에 한 마디로 표현한 불법.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글을 쓰시던 당시가 오룡골에 온 지 만 삼 년이 되었다고 하니 지금은 사년이 되었겠다.
외부인의 눈으로 보기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수행자의 길.
그분은 마음이 편안하고 밝고 맑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태산 같은 은혜에 고맙다고 말한다.
지난 출가 생활을 되돌아보며 성찰하고 있는 모습에서 진정한 수행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자연의 메시지에서 아미타불의 화신을 찾고, 같이 사는 개 진돌이와 무량이를 통해서도 아미타불의 화신을 보았다.
일체를 아미타불 화신으로 바라보고 인연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는 그분의 글을 읽고 나는 얼마나 감사하며 살았나 생각하게 된다.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책이지만 종교가 같건 다르건 이 글들은 본래의 순수한 마음을 생각하게 하고 바라보게 한다.
마음이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마음이 부유한 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