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와 같이 놀고 있는 놀이터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다섯 살 여자아이를 안고 예쁘다고 볼을 만지고 있었다고 한다.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아이들도 같이 놀고 있는 놀이터에서. 자주 가는 익숙한 곳이라 아이에게 크게 두려운 곳이 아니었고, 놀이터에 노인분들이 자주 보이기도 해서 아이가 낯설게 느끼지 않아서 거부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가슴이 철렁한 이야기이다. 아이가 예쁘고 귀여워 표현하는 것을 나이드신 분에게 싫다고 눈살 찌푸리기도 어렵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주위 엄마들에게 듣기도 했다. 하지만 예쁘다고 해서 덥석 안는 이야기가 반갑지 않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서양에서는 그런 모습이 위험한 행동으로 비추어져 가까운 사이이더라도 조심하고 실례를 범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들었다. 우리 문화에서는 아직 그런 정도로까지 자리잡고 있지 않아 아직도 지나가는 아저씨도 귀엽다고 머리 쓰다듬는 일 정도는 흔히 있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웬지 썩 달갑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그 선을 긋기가 어렵고 집에서 열심히 일러주어도 막상 그런 일에 부딪히면 아이도 확실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싫어요라고 말을 못하고 몸을 뒤틀고 엄마에게 가고싶다고 손을 뻗는 정도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친한 사이일지라도 아이가 싫다는 느낌이 들면 그땐 바로 거부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 부지런히 일러주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 안전 365 중 1편 유괴와 성폭력 예방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겪은 일들과 어린이들이 어린이 상담 전문가에게 상담해온 내용들을 싣고 있다. 다양한 유혹의 상황들과 대응방법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아이에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럴 땐 이렇게 하고 바로 일러주기보다 아이가 생각하고 고민할 기회를 주는 점이 좋았다. 유괴와 성범죄에 관한 예시들과 대응방법들이 아이 수준에서 생각하고 행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기 쉽고, 마지막부분에 실린 나의 안전지수는 부분에서 아이 스스로 점검하고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핵심 정리하여 일러주는 부분도 좋았다. 내 몸이 소중한 만큼 다른 친구의 몸도 소중하며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만들어져 일부러 읽히고 싶은 책을 아이 스스로 읽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책이 참 고맙다. 자주 자주 읽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