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그림에서 배어나오는 먹물이 먼저 눈길에 닿았다. 화려하지 않은 검은 색의 짙고 옅음만으로 어찌 저리도 멋지게 표현했을꼬. 검복의 통통한 볼이 심술궂게 보인다. 책 앞쪽 표지그림과 책 뒤쪽 표지 그림이 양 날개를 쫘악 펼쳐 보면 이어진 하나의 그림이다. 먹물을 품고 검복을 바라보는 오징어의 처진 눈이 처연해 보인다. 남들에게 다 있는 뼈, 내게는 왜 없을까? 욕심쟁이 검복 녀석이 빼앗아 갔지. 장대의 말을 듣고 무턱대고 검복을 찾아갔는데 뼈는 내 놓지 않고 오징어를 물려고 달려드는 검복 그 통통한 볼을 해가지고 오징어에게 달려드니 오징어가 놀래서 도망을 와버리고 다음날 다시 찾아가 검복에게 먹물 찍찍 뿌리며 달려드는데......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깝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삐뚤빼뚤 글씨체도 한층 멋스러움을 더하고 나는 왜 뼈가 없나? 어찌하면 뼈를 얻나? 독특한 말투와 되풀이되는 어감에 리듬을 타고 흐른다. 용감하게 다시 찾아가 다시 먹물 찍찍 뿌리는 그 장면 글이 하나도 없는데 읽어주고 앉아 듣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쌕쌕 긴장감이 더해가고 숨을 꼴깍 삼키게 된다. 먹물이 앞을 가려 보지 못하게 시야가 흐려지자 검복의 등을 타고 옆구리 푹 찔러 갈비뼈 하나 빼네는 장면에 안도의 한숨과 웃음이 나온다. 농어, 도미, 검복네 한 편, 갈치, 달째, 오징어 한 편 서로 마주보고 있는 심각한 장면도 재미있다. 오징어가 외뼈인 이유, 검복이 얼룩덜룩한 이유, 먹물 우리 그림과 백석 시인의 글이 만나 한바탕 어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