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어는 1857년에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그가 과거를 보아 출세하기를 바랬으나 이에 반항하여 불량소년 행세를 했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관료가문으로 집에 많은 외국 서적이 있었으니 집에 있는 국내외 서적들을 탐독하여 박학다식했다 한다. 부친의 명으로 향시에 응시했으나 낙방하고 의술, 금석문, 점복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 1880년 황하가 넘처 큰 수재가 나가 직접 인부들을 거느리고 제방공사를 하여 이름을 알리고 이후 관리 시험에 합격하여 국가가 부강할 길을 열고자 했으나 쇄국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03년 그의 유일한 소설인 라오찬 여행기를 썼고 이년 뒤 속집을 내었다. 위안스카이 정부의 잘못된 행적을 비판하고 쑨원의 혁명파, 시태후의 보수파 등을 반대하여 정적이 많았고 매국노라는 오명까지 쓰게 되었다. 그의 이러한 행적을 미리 아는 것은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소설은 라오찬이라는 의사가 각지를 다니며 보고들은 것을 기록한 이야기인데 저자 류어 자신의 행적과 닮아 있다. 첫부분 라오찬이 만난 부호 황뤠이허는 황하를 비유하여 의인화한 인물로 그의 병은 황하의 수재를 상징한다. 저자가 치수에 성공하여 이름을 알렸던 행적과 걸음을 같이 한다. 친구 두 사람과 일출을 구경하러 바다에 나가는 장면에서 묘사한 경치는 바로 러시아와 일본의 대치를 상징하며 성난 파도에 몸부림치는 큰 배는 러시아와 일본의 전운과 서구 열강의 침략 앞에서 몸부림치는 중국을 비유한다. -458쪽 옮긴이의 말에서 발췌- 처음 읽을 책을 고를 때 중국 청나라 말기의 부패한 관리를 비판하고 있다하여 소설이므로 재미있게 읽으면서 중국 역사의 한 면모를 볼 수 있겠구나 하고 고른 책이었다. 중국의 옮긴이의 글을 읽지 않고 바로 읽었을 때에는 이야기에 빠져 비유나 상징의 의미를 헤아리기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바로 읽기만 했었는데 다 읽고 나서 뒷부분에 실려 있던 옮긴이의 말을 보고 작품의 맛이 더 깊게 느껴졌다. 그의 사상의 배경이 된 사연과 그의 독특한 행적을 알고나니 작품이 더 쉽게 와 닿고 그래서인지(작가의 경험을 고스란히 바탕으로 해서인지) 묘사나 정황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청렴을 내세워 백성들을 혹독하게 대했던 관리들과 청나라 말기에서 살아나고자 몸부림치는 중국의 현실을 라오찬의 눈을 통해 알리고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구하는 해결책을 제시한 팩션을 통한 그의 마음의 주장이었음이 느껴진다. 속편이 있기는 한 권의 책만 있다 하니 그의 수려한 글솜씨가 안타깝다. 더 많은 책을 썼어도 좋은 작품들일 것이라 예상되기에. 중국의 고전으로 중국 역사의 한 면모를 짚어보는 데에도 좋은 책이다. 중국의 당대 상황과 맞물려 우리의 역사 또한 떠올리는 계기가 된 책이다. 청의 그러한 모습 역시 우리와 닮은 모습이 있었기에. 역사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바를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