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날씨가 매섭다. 가까운 곳으로 나가 풀이라도 한 포기 볼까하고 내디뎌보면 코끝에 차가운 바람이 걸려 다시 후퇴할 수 밖에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길게 입원한 뒤로 소심한 마음이 더 움츠러들어 아예 월동준비를 하지 않고서는 쉬이 길을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집 안에서 노는 날이 많아지면서 책읽기를 포함해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색다르고 재미있는 걸 찾을 때가 있다. 아이가 즐겁게 신나게 물감도 묻히고 노는 퍼포먼스 미술학원이 있다는데 거기로 보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다면 수준은 제각각이지만 형제들이 어울리면 한 팀이 되니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러던 참에 이 책을 만났다. 정말 눈이 동그래지고, 놀라운 책이었다. 다양하게 재미있는 주제로 그림 그리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일인데 감성지수를 높이고 심리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책이라니.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고 그림으로 긍정적인 자아상을 키워준다.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 책은 내가 해줄 수 없었던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도와주는 책이다. 좀 더 다양하게 생각을 넓히고 그냥 도구만 주고 그리라고 했던 미술 놀이가 살아나는 느낌이다. 4B연필이나 사인펜, 수채 물감, 크레용, 가는 색연필, 굵은 색연필 등 다양한 미술 도구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조언하는 글을 눈여겨 읽고 일단 아이들 손에 제일 많이 가는 크레파스부터 시작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야기하고. 제목과 그린 날짜, 나눈 이야기를 적어두면 좋을텐데 나오는 이야기를 간추려 적자고 해도 쓰는 게 힘들다고 싫어한다. 조금씩 구슬려서 다시 시도해볼 참이다. 일단은 재미붙이기부터. 자존감을 키우고 사회성을 기르고 행복감을 넓혀주고 다양한 감정, 억압된 감정 분출하기 등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게 해서 좋았고, 우리 아이 마음 읽어보기를 통해 전문적이지 않은 엄마의 시각을 보조해 아이 그림 읽기에 도움이 되었다. 책에서는 이 책에서의 활동을 책 안에서만이 아니라 책 바깥으로 나아가 넓히도록 권유한다. 그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이가 고른 화산. 스케치북 가득 채워 다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내가 해줄 수 없었던 부분, 생각하고 실천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에 많은 조언을 얻고 아이들의 그림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