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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 한 서번트 이야기
캐슬린 루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한밤중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아 집어든 책이 렉스이다.
금발머리의 선한 얼굴이 꿈꾸듯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표지의 렉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조금만 읽다 잠이 오면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었는데 렉스는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나의 온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신경형성부전이 아니라 시신경형성장애, 뇌막 혈종, 투명 중격의 발달 미숙, 운동신경 장애, 언어 장애, 자폐......
출산 3주전 아이에게 혈종이 생긴 것을 알고 낳자마자 대수술을 받는다.
일 년 뒤 시신경형성부전으로 앞을 못 본다는 통보를 받고 다시 커진 혈종으로 피를 뽑아내는 션트를 삽입하고 시각장애아센터에서 힘겨운 싸움을 한다.
전문가들이 모인 그곳 시각장애센터에서도 렉스는 별반 발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 년을 더 해보고 안 되면 나가야 한다고 한다.
언어를 익히지 못하고 걷지 못하는 렉스에게 사인언어와 휠체어를 권유하는데 렉스의 엄마 캐슬린은 경사진 곳에서 내려오는 가속도에 기뻐하며 걷는 렉스를 보고 걷는 훈련을 시킨다.
섭식 장애가 있어 컵으로 마시기만 고집하는 렉스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컵과 업(up)이라는 단어를 내뱉고 조금씩 언어를 습득해간다.
시각장애아센터를 졸업하는 자리에서 캐슬린의 연설과 렉스의 연주도 감동적이었다.
말리부 언덕의 학교에서 렉스를 위해 캐슬린이 설득하고 호소하는 장면도.
한 장 한 장 감동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남편 윌리엄과 이혼하고 혼자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캐슬린은 진정한 모성의 위대함을 보여준 어머니이다.
자동차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두려워했던 렉스는 음악을 통해 안정을 찾고 음악을 통해 대화를 하며 음악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갔다.
눈으로 걷지 말고 믿음으로 걸어라.
신이 왜 자신에게 렉스를 이런 모습으로 보냈는지 묻던 캐슬린의 이 말에 나는 또 울었다.
신이여 내게 렉스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필로그와 옮긴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까지 놓치지 않고 보려고 차분히 숨을 다스리며 읽었다.
미국의 장애인법과 장애인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대단했고, 캐슬린의 의지와 끈기, 사랑이 위대했다.
장애의 반대말은 편견이라는 말을 다시금 곱씹어 보았다.
장애우를 생각하거나 대할 때 나는 과연 편견이 없노라 자부할 수 있는지.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내가 가진 편견을 버리려고 노력하리라 결심했다.
정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캐슬린은 렉스와 같은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특수교육 교사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그녀는 정말 대단하다.
신이 렉스를 보냈다면 그녀는 렉스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렉스가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세계의 많은 독자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므로.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 세차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