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을 만났어요 - 가을 ㅣ 계절 그림책
한수임 그림, 이미애 글 / 보림 / 2002년 9월
평점 :
가을은 가을은 노란색
은행잎을 보세요.
아니 아니 가을은 빨간색
단풍잎을 보세요.
아이의 잎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노래를 부르는데 중간에 가사가 섞이고 같은 부분이 계속 반복된다.
그래도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며 부르는 모습이 너무 너무 귀엽다.
아이의 노래에도 가을이 흘러나오고
아이를 데리고 나선 길가 단풍나무에도 가을이 흘러내린다.
앞다투어 빨갛게 노랗게 물을 들였던 단풍들은 벌써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해 옷을 떨어뜨리며
두둑한 이불을 준비하고 있다.
가을이면 배와 사과 단감이 장터에 풍성하게 나오고
버스타고 시골가는 들녘에는 이미 벼를 다 베고 난 논이 보인다.
앞마당에 빨간 고추를 따다 말리며 김장 준비를 하고 있고
지붕위에는 어슷 어슷 납작하게 썰어놓은 고구마 빼때기가 햇빛아래 몸을 말리고 있었다.
그림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보고 있음 빨려들 것 같다.
거기다 말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너무 예쁜 말들이어서 다시 읽어주고 돌아가 또 읽어주곤 했다.
내 옆에서
가을이 함께 들길 걷고 있었어요.
가을은 마른 감잎처럼
바스락거리며
햇살에 후끈 단
모과 냄새를
훅 퍼뜨렸어요.
가을은
주머니에서 부스럭부스럭
바람을 꺼내더니
들판에 휘리릭 펼쳐 냈어요.
표현 하나 하나가 얼마나 예쁘고 고운지 모른다.
예술이다.
모과 냄새, 고추잠자리, 제비, 쑥부쟁이, 도깨비바늘, 억새, 오이풀, 가을 풀꽃의 은은한 향기,
사과와 알밤, 얼굴 붉힌 담쟁이덩쿨, 멍석 위 털다 만 콩이랑 참깨랑 고추랑 속살 노란 고구마와
귀뚜라미 방울벌레 풀벌레 악단.
가을이면 찾아오는 정겨운 친구들.
내년 가을이도 이 친구들을 초대하고싶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