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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재미있었다.
의학 미스테리 스릴러라는 이 소설은 의학을 소재로 발생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구성이 치밀하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읽고 나서는 속이 후련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조그만 씨앗이 생명을 얻어 엄마 뱃속에 자리잡고 안전하게 자라 건강한 아기로 태어나는 과정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얼음마녀 리에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현실과 불합리한 관료주의에 맞서는 용기,
계획하고 준비하는 치밀함이 대단했다.
그녀가 데이카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는 읽는 독자들도 같이 그 자리에서
그 강의를 들으며 생각을 하게 했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불임치료를 위한 진료비도 보험에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나라에도 아직 불임 클리닉의 보험적용은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하루 빨리 시행되어야 할텐데.
작가는 실제 의사이다.
의사들도 여러 가지 취미들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의사 가이도 다케루의 취미는 취미를 넘어서서
기존 작가들의 작품에 도전장을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글솜씨를 지녔다.
앞서 쓴 그의 작품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무척 기대가 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인 아오이 유미와 아마리 미네코의 선택은 정말 놀라웠다.
19살이었던 아오이 유미는 처음엔 중절 수술을 받으러 왔었다.
은빛 피어싱을 하고 체육복 차림에 반말을 툭툭 내뱉던 염색머리 그녀는
리에가 보여준 비디오 한 편을 보고는 아기를 지우겠다는 말을 더이상 하지 못했다.
그리고 임신 중반에 접어들어 아기가 두 팔이 없는 단지증,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다며
이번엔 리에가 수술 이야기를 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낳겠다고 한다.
아이 아빠가 되겠다는 고지도 아기의 상태 이야기를 듣고는 더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어 도망가버렸는데
직업도 없는 그녀는 장애를 지닌 아기를 어떻게 홀로 낳고 키우겠다는 것인지 그녀의 결정이 놀랍고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기적처럼 산시 마리아는 힘을 내어 그녀의 배를 어루만지며 아기가 괜찮다고 해서 나도 혹시나 희망을 가졌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비록 소설 속의 현실이긴 하지만.
그녀가 낳은 아기는 두 팔이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다쿠짱을 보고 웃었다. 귀엽다고.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낳자 마자 죽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낳은 아마리 미네코와 가여운 아기 이야기도 너무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모성은 정말 위대하다.
건강하게 낳고 자라주어 정말 고맙구나.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절로 그런 말이 나온다.
생명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일깨워준 이 책. 그 큰 감동을 오래 오래 간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