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랑 놀아 줘! ㅣ 미래그림책 87
니코 드 브렉켈리어 지음, 해밀뜰 옮김, 로즈마리 드 보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맞아, 거미는 다리가 여덟 개니까 곤충이 아니야.
그래도 같이 놀면 될텐데.
읽으면서 아이가 하는 말이다.
줄도 잘 치고 콩벌레처럼 움츠리기도 잘하는 줄콩.
작고 귀여운 거미이다.
예쁜 나비에게도 귀여운 무당벌레에게도 벌 아줌마에게도 같이 놀자고 말을 하지만
싹둑 거절 당한다.
안 그래도 슬픈데 곤충이 아니라는 벌 아줌마의 말에 충격을 받고 주저앉아 훌쩍거리는데
지나가던 달팽이가 말을 건네온다.
날지도 못하고, 다리도 너무 많고, 못생기고, 곤충이 아니어서 저와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우는 줄콩이에게
자신도 곤충이 아니고, 날 줄도 모르고, 아예 다리도 없으며, 못생기고 끈적끈적하다며 부드럽게 미소지어준다.
줄콩이는 용기를 내어 달팽이에게 놀아줄래? 하고 묻고
달팽이는 자신이 무척 느리다는 이야기를 하며 괜찮겠느냐고 되물어왔다.
그 말을 듣고 줄콩이가 웃으며 "괜찮아! 아주 느릿느릿 놀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아이는
엄마, 줄콩이는 참 멋진 친구야 라고 말했다.
줄콩이가 만든 거미줄을 타고 줄콩이는 아주 높이 뛰고, 달팽이는 아주 느리게 뛰고.
달팽이가 나뭇잎을 지나가자 미끌미끌 미끄럼틀이 되었다.
어느새 줄콩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나비와 무당벌레와 벌 아줌마까지 함께 모여 신나게 놀았다.
달팽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 우린 모두 다르지만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지!"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친구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그 친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은 재주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 놀자고 말해보라는 옮긴이의 글을 읽는데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또 반대로 다른 친구들이 잘하는 것을 나만 못한다고 슬퍼하지도 말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도 분명 있으니까.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세요 코너의 효리와 반 친구들, 파란 바통의 친구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사고로 오른쪽 손가락 두 개를 잃은 아이, 반 친구들이 아무도 같이 모둠 활동을 하지 않으려 했던 아이.
효리라는 마음 예쁜 친구가 나서서 친구가 되어주자 반 친구들도 마음을 열고 그 친구가 느리더라도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운동회날.
아무도 몰랐던 그 아이의 숨은 재주.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의 달리기, 땀이 흥건한 손으로 꼭 쥐고 달린 파란색 청군 바통은 그때 그 자리의 사람들만 아니라
이 글을 읽은 우리들의 가슴에도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곳곳에 숨은 재미있는 이 책의 감동.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세요 코너에 있던 글을 옮기며 마무리 지을까 한다.
꽃밭이 아름다운 건 꽃 하나가 예뻐서가 아니라, 모든 꽃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