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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선생
조흔파 지음 / 산호와진주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다시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검정 교복을 입었던 오래 전 옛날.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생각이 나고 그리워졌다.
정말 별 것 아닌 것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몰려 다녔었다.
문학소녀를 자처했던 이들과 시집 한 권을 들고 노오란 은행나무 아래에서 시를 읽고 지는 노을에 괜시리 눈물짓기도 했었다.
멀리서 다녔던 친구들은 아예 짐을 싸서 기숙사로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 친구들을 통해 기숙사 사감 선생님 이야기와 함부로 남의 집에 가서 자며 친구들끼리 어울리기 어려웠으므로 기숙사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흥미 만점 스릴 만점이었다.
가지 가지 포고령으로 오고가는 편지까지 점검하는 책 속 선생님 같은 분은 아니었지만 엄격함과 자잘한 규칙들이 꽤나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잔글씨는 잘 읽을 수 없어 돋보기를 껴야 하는 나이가 된 주인공 수동의 추억과 함께 나의 옛 추억이 얽혀 떠올랐다.
옛 은사이면서 부모님의 중매를 서셨다는 에너지 선생님의 독특한 캐릭터가 자아내는 웃음,
한 번쯤 누구나 겪었을 수 있는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
읽는 내내 웃음을 터뜨리게 했던 에피소드들.
우리나라 성장소설의 원조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쾌, 명랑한 그 시절의 이야기들.
7080 세대가 아니어도 학교 다닐 적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였다.
지금 세대들이 읽으면 좀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까?
어쩌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반가움까지는 아니더라도 즐겁다 재미있다고는 충분히 느낄 것이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이토록 더 그리운걸까.
그 시절 친구들이 유독 더 보고싶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