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고 무게에 먼저 놀라고 열어 보고는 두께에 놀라고 들여다보면서 가지수와 꼼꼼함에 놀랐다.
결혼 전부터 요리에 아니 요리책에 관심이 있어 몇 권을 사서 읽고 만든다고 난장판을 벌이곤 했었다.
결혼 후에는 꼭 필요한 책이라며 몇 권 더 사들였고 걔중엔 잘 보고 활용하는 것도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요리를 무척 잘하는 것처럼 생각든다.
고백하건대.... 사실 나는 요리를 잘 못한다.
정말 잘 하고 싶고 맛있게 예쁘게 만들고 싶은데 그런 재주는 없나보다.
한 가지 스스로 자랑하고싶은 건 그래도 열심히 만든다는거다.
요리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무얼 하나 만들려면 재료부터 꼼꼼히 챙기고 준비하기는 하나 다듬고 만들고 넣고 완성하기까지 오래 걸려 밥때 만들면 식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려야 하는 판국이다.
그래서 몇 가지 안되는 반찬이지만 꼭 국을 끓이고 내 나름대로 이것 저것 만들어본다.
실험 정신을 발휘하여 도전적으로 새로운 음식도 만들어보고.
이 책은 그런 나의 도전 정신을 발휘케 하는 책이다.
받고는 먼저 내가 잘 만드는 것, 많이 만들어 보았던 음식들부터 찾아보았다.
나와 만드는 방식이 같은지 다른지 어떤 노하우가 있어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챙겨보았다.
역시......
매운 순두부찌개만 해도 돼지고기 80g 해도 기름기가 살짝있는 목삼겹으로 준비하란다.
모시조개는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고 옅은 소금물에 조개를 담고, 이까지는 나도 아는 건데 뒷부분이 심상치 않다.
신문지를 덮어 충분히 해감시키면 지글거리지 않는구나.
아이들 뼈에 좋다고 뱅어포를 사다 놓았었는데 내가 굽는 방식은 그냥 간장에 물엿 발라 굽는 거였는다.
덕분에 칠리소스 만드는 법도 알게 되고 적절히 농도 조절해서 덜 맵게 하면 아이들도 좋아한다.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먹고싶고 따라하고싶고 만들어보고싶고 먹여보고싶은 음식들.
흔히 식탁에 오르는 찌개 하나만 해도 김치숙주쇠고기볶음, 김치쑥갓무침, 김치튀긴두부두루치기, 김치햄뱅어포조림, 김치참치샌드위치, 김치묵무침, 김치치킨커틀릿, 김치버섯들깨버무림, 다진김치달걀찜, 김치메밀쟁반, 김치쌈토마토스튜, 불고기김치쌈, 김치춘권말이, 김치불고기치즈말이, 김치겨자채, 김치채멸치볶음, 김치토마토스파게티, 김치낙지잡채, 꽁치김치말이튀김, 김치안심튀김, 김치찌개, 멸치미역고추장김치찌개, 고기완자김치두부찌개, 김치순두부찌개, 콩나물김치찌개, 아이고...다 못 적겠다. 적어도 적어도 끝이 안난다.
그만큼 다양하고 쓸모있다.
4인분의 재료에 맞게 적혀 있고 국이며 반찬이며 건강을 생각하는 요리, 고기요리, 해산물 요리, 별미요리, 아이들 간식, 샐러드까지.
아이 방학하면서 삼시 세때 먹이기가 예삿일이 아니었는데 이 책을 보고 하루 한 가지씩만 만들어줘도 행복해하겠다.
그야말로 요리 백과다.
요리 단계는 5가지 쯤으로 간략히 정리하고 팁을 알려주어 펼쳐놓고 따라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김치나 두부 배추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매일 한 가지씩만 해도 요리박사가 곧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요리연구가 이보은 님은 정말 대단하다.
더불어 마로니에북스의 이 책도 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