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이력을 미리 아는 것은 책을 읽을 때 호기심이나 좋은 느낌을 가지고 시작할 때 좋은 당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미리 알고 봐서 오히려 선입견으로 작용할 때도 있어 책의 내용이나 가치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누구이니까 어떤 이력을 지니고 있으니까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작가 다니카와 슌타로는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유명 철학자(나는 몰랐지만) 다티카와 테츠초의 외아들이다.

철학자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가 시인이어서인지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 철학적이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말들이 있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의 정신세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쉽고 재미있고 어떤 건 그렇지, 어떤 건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싶은 것도 있고 어떤 건 엉뚱한 것도 있다.

좀 웃기기도 하고 어떤 건 좀 시시하다싶은 것도 있고 어떤 건 아 하는 감탄이 나오는 것도 있다.

답도 답이지만 참 별 걸 다 묻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머릿 속 상상의 세계는 정말 무한하구나 하는 생각.

우리 아이도 질문이 끝이 없다.

얼마나 말이 많은지 눈 뜨면서부터 시작해서 끝없는 질문이 쏟아진다.(제가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는 시간을 제외하고)

참 황당한 질문도 많이 받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나 하고 고민이 되는 질문들도 있었다.

그래도 뭘 그런 것도 물어보냐고 면박을 주는 일은 없었으니

나도 다니카와 슌타로씨처럼 대답이 맞든 안 맞든 성실한 답변가이다.

다니카와 슌타로씨의 답변은 성실하다.

어떤 질문이든 작가 나름대로의 철학과 생각을 바탕으로 열심히 대답을 해주고 있으니.

읽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거나 마음이 후련해졌다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독특하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질문들과 대답에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뭉클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럴 듯하다 써먹어야겠다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 사람은 정신세계가 참 독창적이겠다. 사고의 범위가 넓겠다 생각하면서.

다니카와 슌타로씨의 질문상자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어질 것 같다.

시인이자 작사가, 작가, 번역가. 다니카와 슌타로.

문득 그의 시를 읽어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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