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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할머니 달님 ㅣ 키다리 그림책 4
도나 스테인만 글, 김상일 옮김, 태마라 기온 그림 / 키다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들 그림책으로는 좀 독특한 이야기지만 읽고 나서 감동과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었다.
아주 즐겁고 발랄한 책은 아니다.
툴라의 주근깨까지 자세히 묘사된 그림과 생생히 살아있는 표정은 툴라의 감정을 잘 보여준다.
귀여운 눈매의 소녀와 돌아가신 할머니의 옛 이야기와 할머니에 대한 툴라의 그리움이 함께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책을 읽었던 날 밤에 보름달이 둥글게 여물었었다.
가만히 들여다 보았는데 음......
할머니 달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내공이 아직 부족한가보다.
아님 툴라만큼의 순수함과 정성이 모자라나보다.
우리 아이들은 보았을까.
제일 뒤쪽의 툴라의 할머니달은 정말 그럴 듯 했다.
진지하게 보고 있으면 나도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
툴라 할머니의 따뜻한 품에서 들었던 태평양 한가운데 섬 마을 폴리네시안이라는 사람들의 엄마달 마히나 이야기.
그들은 엄마달을 '죽지 않는 영원한 여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페르시아 사람들은 '세상을 밝히는 사랑의 여신'이라고 칭송했고,
중국에서는 남편과의 아름다운 사랑을 맺지 못한 슬픈 '창어의 전설'이야기가 전해지고.
높은 빌딩이 숲을 이루면서 사람들은 엄마달을 잊어갔다.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빈다.
정말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간절히 빌면 이루어질거라 생각하면서, 혹은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거나 어른이 된 이후엔 믿지 않게 된 이들이 많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믿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정성으로 대한다면 엄마달 혹은 할머니달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우리의 소원이 정말 이루어질지도 모르고
어둠 속 온 세상을 고르게 밝혀주는 달처럼 고운 마음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달빛같은 아름다운 그림책이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