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즐겁고 마음이 밝아지는 동시가 참 좋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또르르 구르는 음률들의 느낌이 좋아서 읽고 또 읽는다. 동시를 읽으면서 크는 아이들은 마음도 넓어지고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은근히 나도 우리 아이들이 동시를 좋아했으면 많이 읽었으면 하고 바랬다. 다행히 아이들이 동시를 좋아한다. 동시집 한 권을 사주면 읽고 또 읽고 즐겨 찾아 읽는다. 어쩌다 만난 마음에 드는 시는 엄마에게 아빠에게 들고가서 읽어주곤 한다. 여러 번 들은 시는 이제 그만 할 때도 되었는데도 잊지 않고 한 번씩 꺼내들고 와서 읽어준다. 짧고 어렵지 않고 즐거운 동시는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좋은 친구이다. 아이가 정든 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 새 선생님과 새 친구들을 만난 지 아직 한 달이 안되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아이라 아이에게 드러내 놓고 말은 안해도 내심 잘 지낼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있다보면 성정이 부드럽고 좋은 선생님도 엄격한 모습을 내보이거나 규칙을 강조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특히나 시작한 첫 달에는 질서와 규칙 익히게 하느라 더 그렇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아이와 둘이 대면할 때에는 따뜻한 음성으로 마주하겠지만 여러 아이들을 대할 때에는 큰 목소리도 나오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정다운 선생님을 만나면 아이들이 커서도 선생님을 무척 좋아할 것이다.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따뜻하고 깊은 정이 있는 분이 선생님이라고 아이에게 일러주었다. 잘 적응하기를 바라면서 친구들과도 즐겁게 지내기를 바라면서 선생님을 이긴 날을 아이에게 선물했다. 동시를 좋아하는 아이라 책을 받자마자 읽어내린다. 엄마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 좀 기다렸다. 몇일 지나고 드디어 기회가 왔다. 아이들을 옆에 앉혀두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몇 편을 읽어주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표지에 소개되었던 오토바이 방귀이다. 참 재미있다는 것이다. 오토바이 방귀 산비탈 내리막길 달려가는데 방귀가 나왔다 뿡뿡뿡뿡뿡뿡뿡뿡뿡 엉덩이에 오토바이를 달고 내리막길 끝까지 달렸다 화지에 그린 듯한 그림들이 참 좋다. 시들도 재미있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인쇄된 활자의 특성을 이용해 시각적인 효과를 노린 점을 눈여겨 볼 만하다. 위에 소개한 오토바이 방귀도 뿡뿡뿡뿡... 하는 부분은 글자들이 일렬로 나란히 서 있지 않다. 정말 방귀가 오토바이 엉덩이에서 나와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며 사라지는 것처럼 삐뚤빼뚤 하면서 글자가 작아지고 있다. 고향가는 고속도로에서도 보인다. 고속도로 가득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기어가는 장면이 시 하나에 담겨 보인다. 참 재미있는 시다. 구멍 뚫린 밤에서나 논두렁 길을 걸을 때면에서는 시골 풍취가 느껴지고, 홍시같은 할머니의 젖가슴과 뚜두둑 뼈 마치는 소리가 나는 아버지 허리를 읽을 때에는 가슴이 뭉클했다. 사람 냄새가 나고 쌍긋한 우리 시골 정경이 느껴지고 맑은 아이들의 심성이 느껴지는 그런 동시집이다. 재미있어 까르륵 웃기도 하고 친정어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이 살짝 비치기도 했다. 아이들이 함께 읽다말고 얼굴을 쳐다보기에 이유를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마음이 크고 예뻐지는 동시들, 아이들 클 때 계속 함께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