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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페니
제니퍼 L.홀름 지음, 이광일 옮김 / 지양어린이 / 2008년 1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나는 페니라는 이름이 참 좋아졌다.
페니의 원래 이름 바바라도 부드럽고 어감이 좋지만 페니가 가진 뜻이 무척 좋았다.
책을 다 읽고나서 난 생각인데 빙 크로스비의 하늘에서 내린 축복을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좋았겠다.
다시 읽을 땐 그래 볼까.
책 표지 안쪽에 실린 저자의 사진은 미모의 금발머리 백인여성이었다.
약력엔 그녀의 출생에 대해 적혀 있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쪽 피가 흐르지 않는 순수 미국인 같은데 글 속에 어쩜 그리도 이들의 정서를 잘 표현했는지 놀라웠다.
다 읽고 나서 작가 후기를 읽으면서 역시 하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적부터 듣고 자란 이야기.
물론 소설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더욱 실감났었나 보다.
페니.
엄마에겐 애칭 바니라고 불리는 바바라가 어째서 페니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밝혀지는 아빠의 죽음의 비밀.
병으로 죽었다던 아빠의 죽음과 자동차 안에서 살며 슬리퍼를 끄는 도미닉 삼촌과의 관계.
읽는이마저도 끔찍하다고 생각되는 기찬 외할머니의 요리솜씨와 정신이 왔다갔다 하시는 외할아버지(중요한 순간에는 때 맞춰 돌아와주는 정신이 신기했다), 좋은 대학을 나온 간호사 직업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엄마와 함께 사는 페니.
화장실 물이 새는 아래쪽 방 페니의 침실은 생활의 곤궁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빠 쪽 친척들-다양한 직업과 성격의 삼촌들과 사촌 프랭키.
늘 검은색 옷만 입고 이탈리아어만 쓰시는 할머니.
사건의 후반부에서 알게 된 할머니의 고집스런 검은색은 읽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향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약한 내면을 감추고 건드릴 수 없이 강하게 보이고 싶어 한 할머니의 무언의 항의로 느껴졌다.
페니의 사촌이자 단짝인 프랭키, 그의 가정사와 자라는 과정, 범죄에 열광하는 모습과 이유에 짠했다.
그래도 페니에게 그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과 친척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정육점을 하는 랠피 삼촌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페니에게 전해 들은 그 동네 이탈리아 여자들의 요란한 식성에 나도 놀랬다.
소 밥통, 췌장, 곱창, 송아지 머리 골.......
하기야 돼지의 내장들이며 피까지 순대로 먹기도 하는데......
그것도 하나의 문화가 아니겠는가.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할 이유는 없다.
팻 멀리건 아저씨와 페니 엄마가 잘 어울릴거란 생각이 든다.
멀리건 아저씨에 대한 페니의 반응을 보면서 내가 페니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도 멀리건 아저씨와 잘 되었음 했다. 좋은 사람 같아 보여서.
젊은 엄마가 혼자 아이를 키우며 데이트를 하다 아이를 내 보이면 그 다음부터 발길을 뚝 끊었다는 대목에서도 마음이 애잔했다.
좋은 새아빠를 만나야 될텐데 했는데 멀리건씨라면 페니에게도 페니 엄마에게도 참 좋은 가족이 되리라 여겨진다.
예전에 세탁기 광고를 보고 어린 동생을 넣고 돌렸다는 믿어지지 않는 사실인지조차 모를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까
이 소설의 배경이 한국전쟁 당시이다.
지금으로선 몇십 년 전의 이야기이니 그때 세탁기라면 페니와 같은 사고가 있을 수 있었겠다.
그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한 팔을 영영 못 쓰게 될까봐 읽는 내내 걱정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프랭키가 발견한 할아버지의 비밀 유산이 페니의 병원비로 쓰이게 된다.
그것보다 페니가 잘 나아서 정말 다행이다.
행운의 콩!
나도 그 콩 한 번 만져보고 싶다.
정말 행운이 올 것 같다.
벨리시마... 테조로 미오...
아름다운 이탈리아 말을 함께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