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왕 초등부터 새롭게 보는 열 명의 위인 2
윤예영 지음, 서른 그림 / 한림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왕




광개토대왕 391-413

성왕 523-554

선덕여왕 632-647

태종 무열왕 654-661

태조 왕건 918-943

공민왕 1351-1374

세종대왕 1418-1450

광해군 1608-1623

정조 1776-1800

고종 1863-1907

시대 순으로 우리 역사상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던 열 명의 왕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광활한 제국을 품어 안은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였던 국내성, 지금의 중국 지안시에서 발견된 광개토대왕릉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광개토대왕릉비의 해석과 일본의 지대한 관심과 이유를 풀 수 있다.

백제와 신라, 고구려의 관계에서 신라의 삼국 통일 이전 고구려의 강대함을 알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옛날에는 영토의 넓이가 나라의 힘을 상징하여 고구려가 얼마나 강한 나라였나를 알 수 있다. 장수왕이 뒤를 잇기는 했으나 광개토대왕이 마흔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백제의 시조 온조는 한강 유역에 도읍을 세웠다. 그 후 백제는 한성에서 웅진으로 웅진에서 사비로 두 번 수도를 옮겼는데 그 정황을 살펴보면 왜 옮겼는지 알게 된다.

한강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 한강을 차지하는 것이 곧 나라의 힘을 가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백제와 신라, 고구려의 삼국의 얽힌 관계와 정치적 전략, 가장 찬란했던 시기 근초고왕이 이룩한 영광을 다시 되날리기 위해 힘썼지만 관산성에 도착하기 직전 어이없게 매복된 신라 군사에 의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 백제 성왕 이야기는 가슴 아팠다. 일본에 최초를 전해준 왕으로 백제의 영향력이 널리 일본에까지 미치게 했다.




중국에 여황제는 단 한 명

조선에도 여왕은 없었다.

신라에는 27대 선덕여왕, 28대 진덕여왕, 51대 진성 영왕 세 명의 여왕이 있었다.

부모 모두 왕족인 경우 진골, 한쪽만 왕족이면 진골, 이하 6두품, 5두품....

골품제라는 신라의 특수한 제도 때문이었다.

지혜롭고 현명한 선덕 여왕의 정치는 같은 여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그 시절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선덕여왕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무리가 있었다니 깊이 뿌리내린 남존여비사상에 화가 났다.

호국 불교의 뜻으로 황룡사 9층탑 건축 일화와 아비지 이야기는 신비롭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신라의 운명을 점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첨성대도 선덕여왕 때 만든 것이었다.




진덕여왕에서 성골의 대가 끊기면서 진골로 왕이 된 첫 번째 인물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할아버지 이야기에서부터 꾀로 언니의 꿈을 산 동생 문희와 김유신을 결혼시킨 이야기, 가장 사랑하는 딸을 잃고 복수를 위해 고구려로, 고구려에서 토끼의 지혜로 고구려를 탈출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만일 고구려가 김춘추의 청을 받아들였다면? 역사에서 만약은 그저 만약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래도 그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왕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덕망있는 인물 김춘추를 왕으로 추대했던 알천, 그도 왕의 자질이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늦은 나이에 왕이 되어 7년뒤 세상을 떠났지만 아들 문무왕이 남은 과제를 훌륭히 해 냈다.

저자의 말처럼 김춘추가 평생 일구어 온 집념이 있었기에 삼국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최초의 민족 통일을 이룬 왕건

견훤의 후백제와 궁예의 후고구려의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왕건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이 두 인물이 빠질 수 없다.

신라를 고려에 바친 경순왕과 그 아들 마의태자 이야기가 또 안타까웠다.

하지만 고구려 유민들이 세웠던 발해가 무너지자 그 백성들까지 모두 받아들여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을 이루었다.

태조 왕건의 사성제도와 정략 결혼으로 부인이 스물아홉, 자식이 서른네 명이었다는 이야기에 우리 아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렇게나 많아. 충격적인가 보다.

왕건의 훈요십조는 아무래도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맞을 듯하다.




고려의 자주를 꿈꾸었던 공민왕

공민왕 하면 노국공주가 함께 떠오른다. 신돈과 함께.

노국공주의 죽음 이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뜻을 편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 전의 공민왕은 고려의 왕으로서 많이 노력하고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의식있는 왕이었다.

시대와 운명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 시대가 아니라 다른 시대의 왕이었다면 아주 훌륭한 왕이 되었을 것이다.




조선의 기틀을 세운 세종 대왕

책읽기를 엄청 좋아했다는 말에 우리 아이가 어 나와 같네 하며 좋아라 한다.

집현전과 훈민정음 창제, 우리의 더없이 훌륭한 한글이 목을 빳빳이 세운 지식인들에 의해 언문이라 천대 받은 일이 적혀 있다. 얼마 전에 우리의 한글이 세계 공용어 중의 하나로 지정되었다는 걸 알면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과학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인쇄술과 함께. 세종대왕의 청동활자 개발과 조선의 독자적인 천문 역법 체계, 관측대 등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왕의 하루를 보면서 아이가 나도 따라해볼까 한다.

세종 대왕의 몸이 약해 더 오래 천수를 누리지 못해 슬펐다.

더 오래 사셨다면 백성들의 삶도 더 편해지지 않았을까.




명분의 시대에 현실을 좇던 광해군

적자를 기다리던 선조, 그래서 늦깍이 세자였던 광해군. 뒤 늦게 얻은 적자 영창대군.

비극은 예견되었다. 광해군 역시 나라를 위해 노력하고 힘썼던 왕이었는데 군으로 강등되었다. 광해군이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병자호란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역사에 만일이란 말은 없지만 그래도 계속 만일, 만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요즘 TV 드라마 중 정조 이산을 하고 있다.

자주 보진 못하고 처음 두어 번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병으로 죽었다 되어 있는데 정조 독살설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탕탕평평실실

거센 변화의 물결 속에 백성들의 행복을 고민하던 정조의 꿈이 가슴 아팠다.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까지

정치와 권력의 수레바퀴는 우리의 기대나 염원과 달리 돌아가기도 한다.

만약,

역사에 만약이란 말은 없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랬다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리는 말이었다.

흘러간 역사는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역사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본 받을 것은 본 받고 지키고 이어나가야 할 것은 계승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역사를 읽는 우리들이 할 일이다.




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왕

정치 문화 사회 주변 인물들과 상황까지 읽으면 잘 이해되도록 앞뒤 잘 맞추어 이야기하고 있다.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보아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아이들이 읽고 느끼기에 충분히 훌륭한 책이었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있었고.

좋은 역사책이라 적극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