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 1 - 천도가 무너진 땅
정찬주 지음 / 뿔(웅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고 비 오기도 하고 눈 내리기도 하고

날씨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서 하루도 빠짐없이 세월을 고하며 찾아온다.

그 옛날 백 년 전에도 오백 년 전에도 역사의 긴 강물을 따라 흐르며 어김없이 찾아 왔다.

삶도 그와 같다.

한 개인으로 보면 길게 백 년까지.

개개인의 삶을 넘어 나라를 이루고 역사를 이루어 천 년 오천 년을 엮어 왔다.

삶도 날씨와 같이 기복이 있어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다.

우리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하늘의 도1

중종 15년 선산 귀양살이 초가 김식의 처소에 덕로와 이신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덕로의 지혜로 떠나게 된 김식 일행의 망명기에서는 숯쟁이와의 대화에서 정치와 백성의 살림살이를 안락하게 하는 두 수레바퀴의 개혁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숯이 좋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숯쟁이의 숯에 대한 효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하다싶다.

소옥의 기구한 운명과 만남을 다시 가지지 못하게 된 짧은 사랑이 안타깝다. 




거슬러 올라가 정암 조광조의 죽음을 추모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대화에서 도학자는 어떤 이들인지 알 수 있다.




무오, 갑자 사화의 생생한 현장을 서술한 부분에서 가슴 떨며 올바른 하늘의 길을 열고자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충언을 했던 도학자들에게서 정치란 어떠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왕과 나에 나오는 김처선이라는 내시의 이야기가 여기에도 실려 있다. 아주 짧지만.

물론 드라마도 픽션이므로 성종과 폐비 윤씨, 김처선의 세 인물에 맞추어 각색되어 있어 같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을 다룬 이야기이기는 하나 방향이 다르다.

나도 다는 아니지만 몇 회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짧았지만 김처선의 이야기 부분을 읽을 때에는 관심이 더 가져졌다.

연산주에게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충성을 다하다 죽어간 김처선.

내시였지만 충언을 하다 죽어간 선비들 못지않은 충신이었다.




이야기를 들려 가는 목소리가 친절하여 머릿속으로 그림 그리기는 쉬웠으나 독자가 그림 그리는 붓을 들자마자 대신 그려주는 듯 너무 자세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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