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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즐거워 ㅣ 동시야 놀자 4
이기철 지음, 남주현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맑고 순진한 눈망울의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웃음소리만큼 듣기 좋고 사랑스러운게 또 있을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속이 빤히 다 들여다보이는데도 속으리라 생각하는지 거짓말을 시도하기도 한다.
입가에 갈색 초콜릿을 묻히고도 안 먹었다고 잡아떼는거다.
어른 같으면 그렇게 말하지는 못할거다.
입가를 깨끗하게 닦고 전혀 티내지 않으며 정말인가 헷갈릴 만큼 뚝 잡아떼면서 말을 하겠지.
그런데 아이들은 다 드러나는데도 그냥 한 마디면 넘어갈 줄 안다.
그 말을 듣고 화를 내야할지 웃어야 할지 생각할 때가 있다.
속으로는 엄청 웃음이 터져나오는데 말이다.
그 말의 진심과 이유를 생각하고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채워주면 그런 거짓말은 필요치 않게 된다.
그 다음엔 다시 아이들의 입에서 또르르 맑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동심
동시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맑고 아름답게 한다.
가끔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혹은 자신의 실수나 잘못, 어려움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본성은 맑고 깨끗하다.
백일이 지난 갓난 아기는 오줌똥 싸고 배고프고 잠오고 생리적인 욕구 해결을 위해 우는 것 말고 처음 배우는 표정이 미소다.
엄마를 알아보고 밝게 웃는 미소.
이후에 점점 표현과 감정이 다양해지면서 언어와 사고가 발달한다.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으로 지은 시가 동시이다.
나무는 즐거워
이 시집은 풀이나 나무 바람 등 자연 현상과 우리 주변에 대한 따뜻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그려낸 시들이 담겨 있다.
엄마 감나무
너무 많이 달고 있어
팔 아프겠다
아기 감들을
이제 그만 내려놓아라
그래도 아기 감이 다칠까 봐
못 내려놓고
해가 져도 안고 있는
엄마 감나무
아그배나무
따 먹지 마라, 아가야
조롱조롱 예쁘다고
아그배 따 먹으면
배가 아파 앙앙 울며 병원에 가야 하지
울 아버지 어렸을 적 아그배 따 먹고
배가 아파 울며 이름 지었단다
아이구배나무라고, 아그배나무라고
따뜻한 날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기쁨으로 소리치며 자라는 것도 좋다.
추운 날 안에서 나무야 즐거워를 읽으며 따스히 미소지으며 마음의 나무를 키우는 것도 좋다.
어떻게 놀든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나무는 즐거워
한 편 한 편의 시 속에 아이들을 생각하며 지은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읽는 아이들의 마음이 커가고 상상력이 커가고 행복한 꿈이 커 가는 것을 보면서 함께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