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의 요정
칼리나 스테파노바 지음, 조병준 옮김 / 가야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어린왕자의 뒤를 잇는 놀라운 책이라는 책 소개에 기대에 부풀었다.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사실 중반부까진 그리 크게 감동적이거나 하진 않았다.

처음 앤이 자신을 쏙 빼닮은 일곱 요정들을 만났을 땐 약간 놀랍기도 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어찌 전개되리라는 추측은 할 수 있었다.

그 일곱 요정은 외모만 닮은 게 아니라 바로 앤의 모습이요, 앤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 요정들의 이름을 도레미파솔라시로 붙이는데 단순하면서도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처음 이름붙이기를 할 때엔 좀 예쁘고 멋진 이름을 붙일 줄 알았다.

높은 음도 되고 낮은 음도 되는 리더격의 도.

안돼 라는 대답을 받아들이지 않는 레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때 등장하는 내면의 앤이다.

예술가 미

열정적인 일꾼 파

여행자 솔

사랑과 조화의 라(그래서 즐거울 땐 랄라라 하고 노래가 나오는걸까?)

작가 시

모두 앤 자신의 모습이요 분신이다.

자신의 요정과 앤의 요정을 먼저 알아보았다는 앤의 어머니 얘기는 극적인 반전이었다.

그 부분은 나도 예상치 못했다.

요정들과 함께 하는 뉴욕과 카리브해, 사우나처럼 습한 푸에르토리코. 나도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집 없는 요정 이야기와 자신의 요정을 잃어버린 사람은 그림자 없는 사람과 같단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 신념이나 희망, 사랑 같은 것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면 곧 자기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들에 값을 매길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는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잃는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중간 중간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삽화는 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내 안의 일곱 요정. 나도 볼 수 있을까?

순수한 자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요정들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의미가 깊은 책이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아이들이 읽어도 될만한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내용은 곱씹어 생각하게 한다.

소중한 가치를 깨우쳐주는 이야기였다.




책을 읽고 우리 모두에겐 각자 일곱 요정들이 있대. 하며 간단히 이야기를 정리해 아이에게 들려주었더니 아이 눈이 커졌다.

어디에? 어디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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