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처럼 생각하라 - 위대한 성취를 이룬 거인들의 10가지 생각법
피터 홀린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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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은 대개 두 가지 방식으로 실패한다. 하나는 인물을 신화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삶을 성공 매뉴얼로 납작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거인처럼 생각하라(Think Like the Greats)』는 이 두 함정 사이에서 의외로 균형을 잘 잡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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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피터 홀린스는 2,000년의 역사를 가로질러 열 명의 인물을 불러오는데, 그 목적은 그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그가 정말 궁금해하는 것은 하나다.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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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아르키메데스, 미켈란젤로, 히포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리스토텔레스, 마리 퀴리, 헤로도토스, 셰익스피어, 모차르트까지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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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이자 철학자, 수학자, 조각가, 의사, 화가, 논리학자, 과학자, 역사가, 극작가, 음악가 —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관통하는 질문을 하나 던진다. "탁월함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의 문제였다면 어떨까?" 이 질문 하나가 책 전체를 지탱하는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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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구성 방식이 이 책의 진짜 강점이다. 인물의 핵심 문장을 먼저 제시하고, 그 사람을 규정하는 특성 몇 가지를 뽑은 뒤, 실제 삶에서 끌어낸 사고방식의 원칙들을 제시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나에게 질문하기" 코너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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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다루는 장은 "성취는 마음의 상태다. 성취자가 거두는 최고의 승리는 자신만의 미덕을 세우는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스토아적 태도로 넘어가고, 결국 "지금 내 삶을 괴롭게 만드는 일 중에서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돌려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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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가 반복되면서 책은 어느새 위인전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워크북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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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이 이 책을 다른 위인 소개서와 구별시킨다. 흔히 이런 종류의 책은 "이 사람은 이렇게 위대했다"에서 끝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매 장의 끝에서 독자에게 다시 질문을 되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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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의 장에서는 몰입과 실행의 문제로, 미켈란젤로의 장에서는 단 하나의 우선순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집념의 문제로, 모차르트의 장에서는 규율과 즐거움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각각 초점이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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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명의 삶을 순서대로 읽고 나면, 어느새 나는 이 중 어떤 사고방식에 가장 약한지, 어떤 태도를 오늘 당장 시험해 볼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따져보고 있었다. 지식으로 끝나지 않고 적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쓰는 책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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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열 명의 조합이 특정 분야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점이다. 헤로도토스의 장은 단순한 사실 기록을 넘어 이야기와 철학을 함께 담아내는 태도를 다루고, 셰익스피어의 장은 시간이라는 제약을 오히려 창작의 동력으로 삼는 법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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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장에 이르면 엄격한 규율과 즉흥적인 놀이가 어떻게 한 사람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정치, 과학, 예술, 의학, 역사, 문학, 음악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가로지르면서도 매번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이 책은 결국 '탁월함이라는 것에 하나의 공통된 문법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저자 나름의 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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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번역서라는 한계도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열 명의 인물을 한 권에 담다 보니 각 장은 그 사람의 생애와 사상을 압축적으로 스케치하는 데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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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스토아철학이든, 다빈치의 관찰법이든, 셰익스피어가 언어를 다루는 방식이든, 이 책이 제시하는 것은 입구일 뿐 그 너머의 방대한 세계는 독자가 직접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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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전이나 해외 자료를 찾아보면 이 책이 압축해 놓은 이야기 뒤에 훨씬 풍성한 맥락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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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면 『명상록』 원문을, 다빈치라면 그의 노트북 연구 자료를 직접 들여다보는 식으로 확장해 나갈 때, 이 책은 결론이 아니라 좋은 출발점으로서의 값어치를 온전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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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과정 자체는 즐거웠다. 열 명의 삶을 한 사람씩 따라가며 "이 사람이라면 지금 내가 마주한 문제를 어떻게 봤을까"를 상상해 보는 일은, 위인전을 읽는 오래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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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 오히려 다시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은 흔치 않은데, 이 책은 그런 종류였다. 한 번은 순서대로 읽으며 전체 그림을 보고, 두 번째는 각 장 끝의 질문들만 따로 모아 놓고 천천히 나에게 되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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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의 이야기를 감탄하며 읽는 것과, 그 이야기를 통해 나의 오늘을 다시 설계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독서인데, 이 책은 후자로 건너가는 다리를 곳곳에 놓아두었다. 그 다리를 몇 번이고 다시 건너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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