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넘기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저자의 다정한 시선입니다. 20년 넘게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스피치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정작 책 속의 언어는 권위적이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예비 도슨트들과 더 나은 소통을 꿈꾸는 현직자들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아 줍니다. "모르겠니? 사랑이야"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예술을 향한 애정이 책 전체의 공기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습니다.
도슨트의 말하기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관람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작품 속으로 초대하는 정성스러운 환대입니다.
저자는 이를 위해 글말을 입말로 바꾸는 기초적인 훈련부터 발음, 톤, 비언어적 요소까지 촘촘하게 짚어줍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잘못된 어법들을 바로잡아주는 대목에서는 도슨트로서 갖춰야 할 품격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도슨틉니다?"와 같이 문장 끝을 올리는 습관이나, "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좀 틀려요"처럼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용하는 실수를 조목조목 짚어냅니다.
"저희는 이제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제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를 배우며 타인을 향한 존중의 언어를 익힙니다.
이러한 세밀한 교정은 도슨트가 전해주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전시의 흐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보이지 않는 배려입니다.
저자는 아나운서 준비생부터 현직 앵커까지 지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이라는 해충을 몰아내고 또렷한 입모양과 호흡으로 말을 내뱉는 즐거움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