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은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느리게 살아야 한다고, 덜 가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다만 자신이 본 것을, 자신이 느낀 것을, 자신이 살아낸 것을 담담하게 씁니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이 독자 안으로 들어옵니다. 설득하지 않으면서 설득하는 글입니다. 주장하지 않으면서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문장도 그렇습니다. 정갈합니다. 꾸미지 않습니다. 자연을 묘사하는 문장들이 자연을 닮아 있습니다. 과잉이 없고, 여백이 있습니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잠시 멈추게 됩니다. 다음 챕터로 바로 넘어가지 않고 방금 읽은 문장 하나를 조용히 되새기게 됩니다. 이런 독서 경험을 주는 책이 많지 않습니다.
각 계절의 끝에는 그 계절에 어울리는 요리가 실려 있습니다. 봄날의 들풀 밥상, 어름을 이겨 내는 맛 가스파초, 고산에서 배운 버섯 요리, 비스타베야의 겨울 수프. 레시피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이 만들어진 계절과 사람과 이야기가 함께 있습니다.
음식이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 작은 코너들이 잘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