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더의 언어 공식
윤상명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을 많이 한다고 언어가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말을 아끼고, 정확하게 쓰고, 적절한 순간에 꺼내는 사람이 공간을 장악합니다. 윤상명의 『1% 리더의 언어 공식』은 그 단순하지만 쉽게 몸에 익지 않는 진실을 비즈니스 현장의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




저자는 1조 5천억 원의 성과를 만들어낸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입니다. LG유플러스에서 B2B 입찰 제안 컨설턴트로 일하며, 대한민국 1% 리더들이 위기와 기회의 순간에 구사하는 언어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관찰하고 다듬어온 사람입니다. 이 책은 그 긴 관찰의 기록입니다. 이론서가 아니라 현장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책은 다섯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관찰의 기록, 품격이라는 방패, 논리라는 창, 조직을 춤추게 하는 마법, 리더의 습관. 제목만 보아도 저자가 리더의 언어를 단순한 화술 기술이 아닌 인격과 습관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패와 창이라는 메타포는 표지 디자인과도 맞닿아 있는데, 리더의 언어에는 자신을 지키는 기능과 상대를 설득하는 기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저자의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첫 챕터에서 저자는 하수는 말로 애쓰고 고수는 행동으로 증명한다는 명제로 문을 엽니다. 임원들의 대화에는 형용사가 없다는 관찰도 이어집니다. 좋다, 나쁘다, 훌륭하다는 말 대신 숫자와 사실로 말하는 습관. 리더의 언어는 수식어를 걷어낼수록 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답을 찾게 이끄는 소크라테스식 질문, 타이밍을 놓친 결정은 오답이라는 결단의 언어, 모든 책임은 내가 집니다라는 책임의 언어까지. 첫 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게 됩니다.




두 번째 챕터 품격이라는 방패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입니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목소리 톤을 낮추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분노를 크게 표출할수록 상대에게 힘을 빼앗긴다는 역설. 회의실 공기를 바꾸는 첫 문장의 무게감이나 권위는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배어 나오는 것이라는 통찰도 오래 남습니다. 이 챕터는 말의 기술보다 말하는 사람의 내면 상태를 먼저 다룬다는 점에서 깊이가 있습니다.


세 번째 챕터 논리라는 창에서는 구체적인 언어 공식들이 등장합니다. 숫자로 증명하고 스토리로 공감하라는 설득의 기술, 반대 의견을 긍정적인 대안으로 전환하는 YES, IF 화법이 눈에 띕니다. 특히 STAR 법칙, 즉 상황(Situation), 과제(Task), 행동(Action), 결과(Result)의 구조로 성과를 말하는 방식은 실용적입니다.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으면서도 성과를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언어 틀입니다. 주장하지 않고 구조로 말하게 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얻는 언어의 핵심을 짚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I MESSAGE의 힘도 이 책에서 다시 복기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문제라는 메시지 대신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느낀다는 주어의 전환. 하버드의 OREO 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Opinion, Reason, Example, Opinion의 구조로 말을 정렬하면 감정보다 논리가 앞서고, 설득보다 소통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개념들이지만 책의 맥락 속에서 다시 읽으니 훈련의 필요성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네 번째 챕터 조직을 춤추게 하는 마법은 리더십 언어의 에너지 차원을 다룹니다. 심리적 안전감과 공감의 언어, 디테일한 칭찬의 기술, 피드백의 온도를 조절하는 GPS 화법, VUCA 시대의 프라임 언어까지. 조직원의 멘탈을 붙잡는 언어는 공허한 격려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방향이 있는 말이라는 것을 저자는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마지막 챕터 리더의 습관에서 책은 언어를 체력의 문제로 확장합니다.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을 빌려 리더의 언어는 태도에서 나오고 태도는 습관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체력의 언어라는 소제목은 의미심장합니다. 말의 무게를 버텨내는 것은 루틴과 뇌과학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비움과 채움의 멘탈 관리, 끊임없이 톱날을 가는 습관, 기꺼이 깨지고 배우는 성장의 언어까지. 언어 훈련이 결국 자기 관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마지막 챕터가 잘 정리해 줍니다.




책의 구성도 실용적입니다. 각 챕터 끝마다 리더의 언어 체크리스트와 실천적 요약이 수록되어 있어서,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반복해서 펼쳐볼 수 있는 훈련 교재가 됩니다. 부록으로는 상황별 리더의 언어 치트키 30선과 내면을 채우는 휴식과 영감의 플레이리스트도 담겨 있습니다. 저자가 독자에게 지식이 아니라 변화를 전달하려 했다는 의도가 구성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가볍지만 중요한 내용으로 꽉 찬 무거운 책입니다. 얇고 읽기 쉽지만, 덮고 나면 자신의 말버릇과 언어 태도를 점검하게 됩니다.

목사로서, 또 설교자로서 저는 언어를 직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입니다. 설교단에서의 언어만큼 일상의 언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하수는 말로 애쓰고 고수는 행동으로 증명한다는 첫 문장이 책을 덮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입니다. 언어를 훈련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훈련하는 일입니다. 리더십에 관심 있는 분들, 특히 말 한마디가 조직과 관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분들께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