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위대한 예술가의 삶에 끌리는 것은 그들의 성공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실패와 흔들림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스물세 살 헤세의 잠 못 이루는 밤들이 우리의 밤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반 고흐의 테오에게 쓴 편지가 우리가 누군가에게 쓰고 싶었던 편지와 닮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 앞에서 안도합니다. 나만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 아니구나. 나만 이렇게 인정받고 싶은 것이 아니구나.
아마도 그것이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진짜 안부일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것, 그 외로움과 갈망과 흔들림이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라는 고백. 헤르만 헤세도 그랬고, 빈센트 반 고흐도 그랬다는 말 없는 위로.
책을 덮고 오래 보랏빛 표지를 바라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얼굴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헤세의 사인과 빈센트의 사인이 그 아래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살았던 시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예술의 방식도 달랐던 두 사람. 그러나 그들이 남긴 글과 편지들을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안부를 묻고 또 받습니다.
당신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이 책은 그 오래된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천천히 그리고 깊이 가르쳐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