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따라 한 걸음씩 - 성경적 교회론의 신학과 실천
안진섭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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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따라 한 걸음씩 

안진섭, 『말씀 따라 한 걸음씩: 성경적 교회론의 신학과 실천』

말씀 따라 한 걸음씩
말씀 따라 한 걸음씩
안진섭2026샘솟는기쁨


좋은 책은 읽는 사람의 현재를 건드립니다. 이론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지금 여기 서 있는 독자의 자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 진짜 좋은 책입니다. 안진섭 목사님의 『말씀 따라 한 걸음씩』이 제게 그런 책이었습니다.






안진섭 목사님은 침례신학대학교에서 학부와 목회학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뉴올리언스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신약성서사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이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헬라어와 성서 강해를 오래 가르치셨고, 현재는 새누리2교회 대표 목사로 목회하고 계십니다.


학자이면서 목회자인 분입니다. 그 두 정체성이 이 책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치밀하게 성경을 파고드는 신학자의 눈과, 구체적인 현장에서 공동체를 품어온 목회자의 온기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책의 구조는 세 파트로 나뉩니다.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을 묻는 PART 1에서는 교회가 무엇인지, 누구의 것인지를 다룹니다. 연약함에 임하는 은혜로부터 시작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심을 선언하고, 하나님의 가족으로 부름받은 공동체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PART 2는 공동체의 삶과 사역을 다루며, 성도의 교제와 은사, 말씀과 예배가 어떻게 일상의 삶이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PART 3은 목회자의 역할과 복음의 실천으로 마무리됩니다. 목자의 심장을 가진 사람, 복음주의자로 산다는 것, 십자가를 증인하는 삶, 그리고 헤롯의 잔치와 예수의 잔치를 대비시키는 챕터까지. 목회 철학과 삶의 방향이 함께 담긴 결론부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안 목사님이 파킨슨병을 교회 앞에 고백한 이야기입니다. 목회자에게 질병의 고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 목사님은 그것을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고백이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책은 말합니다.


목회자의 연약함이 교회를 흔들지 않고 오히려 깊어지게 하는 공동체.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이 책의 핵심 주장을 증명합니다. 말씀 위에 세운 교회는 사람의 강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서 있다는 것.








문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안 목사님의 글은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부드럽다고 해서 흐릿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분명한 목회 철학이 그 온기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려한 수사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써내려가지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핵심에 와 있습니다. 이 책의 문체는 안 목사님의 목회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말씀을 따라, 한 걸음씩.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는 동안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입니다. 광주에서 잇는교회를 세우고 섬기면서, 늘 좋은 교회를 꿈꿔왔습니다.


안 목사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 묻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하나님 앞에서, 교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목사인가. 모든 목회자가 다 성공적인 개척을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목사로 서야 한다는 것. 이 책은 그 당연한 자리를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울림이라는 말이 이렇게 적확하게 맞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정말로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하게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분립 개척을 다루는 대목에서, 저는 개교회주의의 그림자를 느꼈습니다. 자기 교회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공교회론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안 목사님은 개척과 분립의 언어가 때때로 한국 교회의 개교회주의적 문법 안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가슴 아프게 지적 합니다.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태도나 경쟁하듯 목회하는 현실을 비켜가지 않고 지적합니다. 이 점은 날선 비판이라기보다 한국 교회에 던지는 화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기에 봉착한 한국 교회에 이 책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숫자와 성장의 언어가 아니라, 말씀과 공동체의 언어로 교회를 다시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안 목사님의 교회가 아름다운 것은 큰 교회여서가 아닙니다. 말씀 위에 세우려고 철저하게 애써온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그 수십 년의 걸음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습니다.


목회자라면 읽어야 할 책이고,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라면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한 책. 말씀 따라 한 걸음씩 걷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책은 삶으로 보여줍니다.







* 교회론을 다루는 책인 만큼 교회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좋은 책 소개합니다. 이재학 목사님의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입니다.


https://blog.naver.com/ccmpastor/22337352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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